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글로벌 인수·합병(M&A) 열풍과 함께 기업의 활발한 해외투자러시가 이뤄지면서 올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상무부 집계를 인용,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ODI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한 750억 달러(약 79조160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FDI 규모는 874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올해 ODI 규모는1300억 달러에 근접하고, FDI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1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중국의 ODI 규모는 2002년만 해도 27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80억달러로 40배 가량 증가했다.
FT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ODI가 이례적으로 감소했으나, 9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면서 반부패 정책에 따른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단속이 심해지면서 상반기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4조달러에 달하고, 중국 내수 침체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도 각종 정책을 통해 자국 기업의 해외 M&A를 적극 장려하고 있어 더욱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달 초 상무부는 1억 달러가 넘는 개별 해외투자의 경우 상무부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게끔 규정을 수정했다.
이러한 결과 중국 기업의 해외 M&A 열풍은 2005년 이후부터 그 숫자와 규모면에서 모두 커지면서 지난해 기업간 M&A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 장샹천(張向晨) 차관보는 "지금 이 속도대로라면 ODI는 연말께 처음으로 FDI 규모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자본수출국으로 자리 잡았고, 순자본 수출국의 모습을 갖춰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투자 컨설팅사 JLL의 아시아·태평양 자본시장 책임자 알리스테어 미도우는 "당국의 규제 완화로 호주, 미국 및 영국 등에 대한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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