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통과시킨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여파가 홍콩 연예계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한 홍콩과 대만의 연예인들의 중국 본토 활동이 봉쇄될 전망이다.
22일 신랑(新浪)홍콩은 중국 당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있는 홍콩 및 대만 출신 연예인, 감독 등 29명의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 이들을 중국 본토의 연예시장에서 축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블랙 리스트'에는 류더화(劉德華·유덕화),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 황추성(黃秋生), 궈부청(郭富城·곽부성), 진청우(金城武·금성무), 장자후이(張家輝), 정슈원(鄭秀文), 황관중(黃貫中), 두원저(杜汶澤), 덩즈치(鄧紫棋), 천옌시(陳姸希), 쑤융캉(蘇永康), 정중지(鄭中基), 허윈스(何韻詩), 셰안치(謝安琪) 등의 배우 및 가수들과 리안(李安) 감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시위에 참가했거나 시위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학생 단체를 지원하는 노래가 담긴 동영상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조위도 같은 신문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정부의 무력 사용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지지한다"면서 "정부가 성의를 보여 시민과 대화의 길을 열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덕화 또한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시민 모두가 홍콩을 사랑한다"며 "자신과 대중을 아끼는 마음으로 최루탄, 무력, 폭언 사용은 중단되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홍콩의 중견배우 황추성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제가를 부르며 홍콩 민주화 시위대에 적극적 지지의사를 보냈다.
홍콩 인기가수인 황야오밍(黃耀明), 데니스 오(何韻詩) 등은 온라인상에 자신의 학창시절 사진을 올려 학생 시위단에 대한 지지의사를 간접 표현했다.
특히 황야오밍은 지난달 30일 직접 '센트럴 점령' 홍콩 시위에 참석, 국경절(10월1일)이 밝자 단상에 올라가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데니스 호 등은 '우산을 들자'는 노래를 통해 홍콩 시위대의 우산 혁명을 적극 지원했다.
매체는 이와는 반대로 친중파 인사에는 '포상'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시위를 반대하며 중국 지지의사를 표명해온 글로벌 액션스타인 청룽(成龍·성룡)과 영화감독 왕징(王晶) 등은 향후 중국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성룡은 이번 홍콩 시위에 대해 "도심 점거 시위로 홍콩이 입은 경제적 타격이 3500억 홍콩달러(약 50조원)에 달한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 '국가(國家)'의 '강한 나라가 없으면 부유한 나라도 없다'는 가사를 되새겨 하루빨리 홍콩 시민이 이성을 되찾고 나라와 홍콩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왕징 감독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나는 정치나 투표에 관심이 없었지만 다음 행정장관 선거는 아내와 투표에 나설 것"이라며 "내 한 표로 범민주파를 쫓아내고 다시는 그들이 홍콩 청년들을 현혹시키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시위 조장 세력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 같은 홍콩 시위 지지 연예인 퇴출 운동은 중국 공산당의 인재 양성소 격인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주도하고 있다.
공청단은 홍콩 시위 지지 의사를 밝힌 홍콩 연예인 이름을 인터넷에서 삭제하는 등의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홍콩 반환 이후 대부분의 홍콩 연예인들은 규모가 협소한 홍콩 연예시장에서 벗어나 중국 본토를 중심으로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수입이 급감하는 등 연예인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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