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일 추락하면서 운용업계 '신흥 빅3'로 불리는 신영자산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트러스톤자산운용이 투자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약세장에서도 견조한 수익률을 유지해 온 덕분에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에게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신영자산운용은 이달 들어 코텍, 파인디지털을 각각 5% 이상씩 새로 편입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동아에스텍과 키스코홀딩스 주식을 각각 약 5%와 6%씩 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5% 이상 주식을 매수한 종목은 만도(12.15%)와 KT뮤직(6.49%), 아프리카TV(6.24%), 아이센스(5.33%), 다원시스(5.21%), 아세아(5.17%)로 총 6개에 달했다.
3개사가 사들인 종목은 공통적으로 실적개선이나 고배당이 기대되고 있다.
카지노용 모니터를 만드는 코텍은 2분기 영업이익이 15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52.5% 늘었다.
이 회사는 7월 최대 거래처인 IGT가 이탈리아 복권사업자 G테크에 매각되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코텍은 G테크 신제품인 스핀3D를 독점 공급해 온 덕분에 IGT 내 점유율도 80%에 달한다.
파인디지털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홍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인디지털에 대해 "중국 내비게이션업체와 업무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하지 않은 중국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선택한 동아에스텍은 데크플레이트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에는 현대건설과 204억원 규모로 쿠웨이트 코즈웨이 교량 건설 관련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키스코홀딩스는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 대흥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자회사인 한국철강은 주택분양 증가에 따른 국내 건설경기 회복으로 철근 판매량 상승이 기대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10% 이상을 사들인 만도는 최근 지주사 전환으로 3년에 걸쳐 우려돼 온 지배구조 리스크를 완화했다. 배당성향도 기존(11%)보다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혈당측정기 전문업체인 아이센스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지속적인 성장세가 점쳐지는 종목이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5년 신제품인 가스분석기와 당화혈색소(HbA1c) 분석기 출시가 중장기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운용사별로 매매가 엇갈린 종목도 있다.
신영자산운용이 한신공영 주식을 5% 넘게 새로 산 반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13% 이상 지분을 모두 팔았다.
신흥기계 역시 신영자산운용이 3.26% 추가로 산 데 비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11.03%에서 1.02%로 줄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은 "최근 주가가 많이 내려가면서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 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때에도 업종 대표기업이나 장기 고배당주, 우선주 투자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을 소비시장으로 삼은 화장품·식음료·의류 대표기업 주가가 최근 5~10% 뛴 것과 달리 오르지 않은 종목도 있다"며 "중간재 수출보다는 중국을 최종 소비재시장으로 인식하고 영업전략을 짜는 기업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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