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최근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했다는 지적은 그해 10쌍이 결혼했는데 5쌍이 이혼한 것을 보고 우리나라 이혼율이 50%라고 오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환수율을 보려면 특정 기간을 정해 비교하는 것보다 누적액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은 27일 최근 잇따라 지적되고 있는 특정 기간 중의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로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했다고 보는 것에 오해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해당 기간 중 발행된 화폐 가운데 이 같은 비율만큼 환수되고 나머지가 시중에 비축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화폐 발행과 환수간에 시차가 존재하는 데가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에 기준이 되는 기간에 따라 큰 편차가 나타난다 강조했다.
이에 한국은행 측은 누적액을 기준으로 환수율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은 지난 2009년 6월 최초 발행된 이후 올해 10월 21일까지 누계 기준 88조1000억원이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4.3%인 39조원이 환수되고 나머지 49조1000억원(55.7%)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누적액 기준으로 5만원권 환수율을 살펴보면 발행 초기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6월 47.6%를 기록한 이후 현재 44.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5만원권 환수율 추세는 1만원권과 비슷한 모습이다. 실제 1만원권 환수율을 보면 지난 1973년 6월 발행 당시 6.5%의 환수율을 보이다가 5년째 44.9%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이후 발행 12년이 지난 뒤 80%까지 상승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5만원권 환수율도 장기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비현금지급수단의 발달, 개인 및 기업의 현금이용행태 등에 의해 환수율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한은 측은 전했다.
한국은행은 환수액과 발행액 비율이 낮아지는 이유로 △현금 선호 경향 △민간 수요 확대 △유통화폐 청결도 등을 꼽았다.
5만원권이 지하자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상당 부분 상거래 목적으로 유통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상욱 한국은행 발권국장은 "환수액과 발행액만 갖고 계산하는 것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간 거래만 보는 것"이라며 "가계와 금융기관, 가계와 기업, 기업과 기업 등의 거래가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하자금 유입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5만원권은 발행 5년만에 전체 은행권 발행잔액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거래의 편의성 △경제규모 확대 △1만원권 및 수표 대체 효과 등으로 인해 5만원권 발행잔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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