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7일, 최근 남북경협기업 100개사와 국내 매출액 상위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관계 전망과 향후 과제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기업의 43.7%가 초기 충격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고, 매출확대와 신사업 기회제공 등 새로운 성장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39.7%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으로는 △부담이 더 클 것(9.9%) △긍정적 효과 없이 어려움만 가중될 것(6.7%) 등이다.
향후 대북사업을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응답기업 3곳 중 1곳(34.1%)이 투자환경이 안정되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응답이 54.0%였고, 투자의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1.9%에 불과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승계 직후인 2012년 2월 조사와 비교하면 투자의향을 내비친 기업은 10.5%포인트 늘었고, 투자 의향이 없다는 기업은 20.3%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대한상의는 “북한의 도발에도 대화국면을 이어가려는 정부의지가 강하고,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고립을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점이 작용했다”며 “오랜 경색국면을 풀고 이뤄지는 고위급 회담에서 뜻밖의 성과가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2010년 천안함 사태이후 우리 기업들이 대북사업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남북간 산업분업구조에 대한 장기비전을 바탕으로 대북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남북경협을 다양화·고도화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향후 대북투자 진출 유망분야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가공기지 구축(58.3%)을 꼽았다. 이어 △북한의 SOC 인프라 구축 참여(13.6%) △북한 지하자원 개발(11.3%)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남북화해기류가 지속될 것인 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했다. 절반이 넘는 (55.0%) 기업이 화해기류가 지속될지 불투명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유로는 대화와 도발을 병행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남북경협은 통일부담을 줄이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기반이자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한국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돌파구”라며 ”다시 시작하는 남북대화가 화해교류와 통일의 확고한 주춧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간의 지속가능한 신뢰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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