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제 11월에 생일을 맞는 곳은 롯데백화점(15일) 한 곳 뿐이어서 그 이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백화점의 창립일 행사가 11월 초에 몰리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생일은 제각각이지만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을 의식해 정기세일 기간도 맞춰 진행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955년 12월 동화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신세계백화점'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동화백화점의 모태인 일본 미쓰코시(三越)백화점 경성지점 개점일(1930년 10월24일)을 창립일로 정했다.
현대백화점의 창립일은 6월이다. 하지만 주력 백화점인 압구정 본점을 개점한 12월에 맞춰 11월에 해마다 창립 할인행사를 펼친다.
이처럼 빅3 백화점이 창립일을 조정하면서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매출 때문이다.
11월은 가을 정기세일(10월)과 송년 세일(12월) 사이에 있어 대표적인 매출 사각지대다. 반면 단가가 높은 겨울 패션상품이 대거 출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백화점들은 소비심리를 이어가기 위해 10월과 12월 사이 공백기를 개점 기념 행사로 채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겨울제품 구매수요를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다.
올해도 여전히 빅3 백화점 업체들은 창립 할인 행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35주년을 맞아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겨울 의류·잡화를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추첨을 통해 당첨된 1등(1명)에게는 매년 3500만원씩 10년간 3억5000만원, 2등(10명)에게는 350만원의 쇼핑지원금을 증정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창립일 행사로 지난 24일부터 브랜드 대형 할인 행사, 인기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 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3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전국 13개 점포에서 '창사 43주년 사은 대축제'를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빅3 백화점의 생일이 제각각이지만 창립 행사가 늘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것은 눈치보기가 치열한 유통업계의 특성 때문"이라며 "백화점들이 가을 정기세일 소비심리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창립 할인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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