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증권사 글로벌 공략에도 우리는 치킨게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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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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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국내 증권사가 내수시장에 갇혀 치킨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차이나머니를 필두로 한 아시아권 증권사는 글로벌시장 공략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만 유안타금융지주와 말레이시아 CIMB증권은 아시아 주요지역에 이어 유럽에까지 세력을 넓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유안타금융지주는 동양증권 후신으로 국내 10대 증권사인 동양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증권사는 아시아 주요거점에서 이런 규모를 가진 대형사를 사들인 적이 없다. 아직 중국 상하이나 홍콩에 현지법인 또는 사무소를 세웠을 뿐이다.

반면 유안타금융지주는 약 10년 전 우리투자증권 전신으로 당시 최상위권 증권사인 LG투자증권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유안타금융지주는 현재 베트남 및 홍콩시장에도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중국 본토(베이징, 상하이, 선진)에도 사무소를 세웠다.

동양증권이 유안타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이달 1일이며 주가는 이후 7% 넘게 올랐다. 동양 사태로 위축됐던 영업이 속속 정상화하는 가운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중국이 상항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곧 시행되는 것도 중화권 자본에 인수된 유안타증권에 호재다. 23일에는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CIMB증권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부터 외국 금융사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아시아 곳곳으로 영역을 넓혔다. 싱가포르 고증권 및 인도네시아 니아가은행ㆍ리포뱅크, 태국 뱅크타이가 CIMB증권이 인수한 회사다. CIMB증권은 2012년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에서 운용해온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IB) 및 주식사업부도 사들였다.

반면 줄곧 내수시장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로만 경쟁하던 국내 주요 증권사는 금융위기로 긴 불황에 빠졌다. 최근 1년 사이에면 4000여명을 감원한 것을 비롯해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증권업계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위탁매매 수수료를 앞다퉈 내리면서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였다"며 "수익원 다변화에 실패하는 바람에 불황으로 인한 타격은 더 컸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도 "유안타금융지주도 우리 시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으로 무료에 가까운 수수료를 꼽는다"며 "대만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수수료 차이가 크지 않아 지점 영업이 여전히 활발하다"고 전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 상당수가 금융지주나 은행 자회사라는 점도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DB대우증권이 여기에 속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데에는 뚜렷한 오너십도 한몫하고 있다"며 "연속성 있는 경영전략 구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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