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전업체인 모뉴엘은 2011~2013년 각각 3억1900만원, 26억3300만원, 11억8000만원씩 총 41억3200만원에 이르는 정부보조금을 수령했다.
모뉴엘은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발주한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을 비롯한 관급사업에 참여해 보조금을 따냈다. 이 회사는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설비투자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500억원을 투입해 착공한 제주 사옥이 준공 허가를 받기도 전에 모뉴엘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모뉴엘은 현재 매출채권 부풀리기를 비롯해 심각한 분식회계가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배당으로 66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겨 먹튀 논란도 일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은 2011년 5000억원에서 2012년 9300억원, 이듬해 1조27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2011년치 연결 장부를 보면 순이익이 227억원에 이르는 데 비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156억원에 그쳤다.
자회사인 잘만테크를 인수(2011년)하기 이전 감사보고서를 봐도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 모뉴엘은 2010년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에 영업이익도 250억원에 달했지만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현금은 마이너스(-) 33억원을 기록했다.
약 3000억원어치 물건을 팔고도 회사에 유입된 돈이 없었다는 얘기지만 정부는 당시 보조금을 지급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이 배 선사인 청해진해운 계열사가 수년간 국고보조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눈먼 돈'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 정부에서 사업을 시행하는 취지, 예를 들면 영세기업 지원 같은 조건이 붙었다면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을 우선 선정한다"며 "상환 의무가 있는 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뉴엘이 참여했던 2012년 정부사업 공고문을 보면 체납 및 채무불이행자, 부채ㆍ유동비율 기준 미달, 자본잠식, 외부감사 부적정 의견을 비롯한 항목만 지원에서 제외하는 대상으로 기재돼 있다. 부실감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외감 의견을 절대적으로 믿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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