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젊은 갤러리스트, 서울 동빙고동 스페이스비엠 이승민 정혜연 공동대표의 '아름다운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불황속 중대형 화랑이 유명 중견작가들의 전시로 안정세를 추구하는 가운데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출신 두 대표는 '작가 발굴'이라는 갤러리 역할에 충실하며 신인작가들의 무대를 넓히고 있다.
정혜연 대표는 "국내 미술컬렉터층이 넓지 않지만 미술애호가를 넘어서 작가들의 역량을 지켜보는 컬렉터들이 많다"며 "매번 전시할때마다 작가들을 알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개관 2주년을 맞은 스페이스비엠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지난 24일부터 세 명의 젊은 작가를 미술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다른 공기'(Unfamiliar Airs)전을 타이틀을 단 이 전시는 '풍경화의 다른 공기'를 확인할 수 있다.
김희연(29)·최윤희(28)·이은새(27)작가는 학부는 다르지만 한예종 예술전문사 과정을 함께 마쳤다.
28일 제자들의 전시장에 응원 온 설원기 교수는 "그림에는 트렌드가 없지만 요즘에는 풍경화를 그리는 젊은 작가들이 많아 풍경화가 트렌드로 생길것 같다"면서 "사회적인 현상때문인지 같은 풍경화지만 개인적이면서도 이상한 우울감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하지만 어딘가 낯설고 어색한 풍경을 선보이는 3명의 작품은 '미스테리한 느낌'이 전해진다.
생매장을 지켜보는 사람들 등 다소 어둡고 음침한 풍경을 그린 이은새는 어떤 사건을 통해 변화하는 상황과 찰나의 불안정한 순간에 주목한다. 작가는 "어떤 사건 장면보다는 땅이 울렁거리면서 움직이는 듯한 변화의 파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학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희연은 "도시 안에 소외되고 방치돼 소멸하는 공간"을 소재로 그린다. 평소 지나다니던 길목 등에서 만난 인공적인 구조물과 자연의 조화 혹은 부조화가 미묘한 느낌을 연출한다.
"사실적인 풍경화를 그리려면 사진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최윤희는 밑그림 없이 주변 풍경의 기억 등을 자유롭게 풀어냈다. 작은 체구와는 달리 거친듯 힘찬 붓질이 돋보인다.
이승민 대표는 "이들 세명의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다양한 실험을 전개해나가고 있어 주목했다"며 "자신들만의 주관적인 감각들을 밀도있게, 극한으로 몰아 나아가며 이를 화면안에 쏟는 이들의 작업은 현재 젊은 작가들이 추구하는 매체와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는 작업경향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소개했다.
열정이 녹은 붓맛과 회화의 진지한 접근이 녹아든 이번 전시는 초심이 살아있는 그리기의 참 맛을 느껴볼수 있다. 전시는 11월 23일까지.(02)797-3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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