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희 <산 2014-2> 20X20 cm, 옻칠재료기법, 2014]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옻칠화가 정채희(57)의 개인전이 서울 대학로 샘터갤러리에서 30일부터 열린다.
‘깊은 방’을 주제로 옻칠 회화에 계란껍질을 사용한 ‘난각’ 작품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대학원(벽화 전공)을 대상으로 졸업했다. 중국에서 다양한 벽화 기법을 공부한 뒤 칠화 기법을 적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만들어냈다. 칠화는 옻나무 수액을 다른 재료와 혼합해 그림을 그린다.
작업과정은 까다롭다. 먼저 나무판에 밑그림을 그리고, 그림 재료의 흡착을 돕기 위해 판 위에 종이나 천을 붙인다. 그 위에 농도가 다른 칠액을 바르고 말리기를 반복한다. 여러번 칠한 뒤 다시 갈아서 밑그림이 드러나게 하고, 그 위를 다시 문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자개, 계란껍질, 금박, 은박도 섞어서 사용한다. 그리기, 뿌리기, 갈기, 뭍기, 씌우기, 상감하기 등 여러 기법을 사용하는 길고 복잡한 작업과정에 대해 작가는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 결과물은 마음의 정원”이라고 했다. 이런 작업과정 덕분에 작품은 오랜 시간 걸쳐 생성된 지층같은 질감과 색감을 지닌다.
샘터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전통 옻칠기법을 응용한 현대미술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1월 19일까지.(02)3675-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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