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중국 레노버(聯想)가 올해 1월 말 선언했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과정의 마침표를 드디어 찍었다.
전날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총 29억1000만 달러(약 3조767억원)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삼성, 애플 다음의 세계 스마트폰 3위 기업으로 부상했다고 신랑커지(新浪科技)가 31일 보도했다. 지난 1월 29일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작업이 9개월의 긴 시간 끝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된 것.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금액 29억1000만 달러 중 6억6000만 달러는 현금으로 지불되고 7억5000만 달러는 신규 발행 레노버 주식으로, 15억 달러는 3년만기 어음형태로 구글에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로 레노버는 과거 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부를 완전히 손에 넣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위한 또 다른 '엔진'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는 구글 입장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를 넘김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덜고 레노버 입장에서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본격적 진출을 위한 입장권을 얻은 것으로 이같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 성공적 인수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1970년대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시장에 내놓은 모토로라는 스마트폰이 출현하기 전까지 세계 '최대', '최고' 휴대폰 제조업체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이후 후발주자인 애플, 삼성 등이 내놓은 아이폰, 갤럭시 시리즈 등에 밀려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2011년 모토로라 모빌리티와 모토로라 솔루션스로 분할, 2012년 구글이 125억 달러에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했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얻은 세계 최초 휴대기업의 각종 특허를 확보한 것에 만족하고 특허권을 제외한 사업부를 스마트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레노버에게 넘긴 것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레노버의 파격적 행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레노버가 모토로라 인수를 발표할 당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 이는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막대한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레노버의 경영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양 회장은 " 향후 4~6분기 안에 적자경영을 이어가던 모토로라의 흑자를 실현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외에 레노버는 최근 저가 서버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앞서 8월에 IBM 저가서버 인수에 대한 미국 당국의 최종 승인을 얻어낸 레노버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일주일 전에 23억 달러에 저가서버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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