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주보다 주가가 싼 상하이 A주 가운데 40% 이상은 금융주로 후강퉁 실시 이후 빠르게 주가 격차를 좁힐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주 가운데에서도 후강퉁 거래를 도맡을 증권주는 제도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10월 말 후강퉁 실시를 위한 최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국내 주요 증권사는 연내 시행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홍콩 H주보다 주가가 싼 상하이 A주 가운데 약 43%는 금융주다. 애초 중국이 국영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하이 A증시와 홍콩 H증시에 중복 상장해왔기 때문이다.
우리 증권사는 먼저 증권주에 주목하고 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본토 투자자도 홍콩에 투자하려면 중국 현지 증권사를 이용해야 한다"며 "하루 한도가 105억 위안(약 1조8300억원)으로 제한돼 있는 점을 감안해도 수혜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별로는 중국 중신증권 및 하이퉁증권, 초상증권 같은 주식중개(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회사가 추천종목으로 꼽힌다.
중국 중신그룹이 세운 국유기업인 중신증권은 현지 증권사 가운데 규모도 가장 크다. 현재 브로커리지와 채권발행, 신용ㆍ대주거래 부문에서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신증권은 실적개선 덕에 주가도 올해 들어 6% 넘게 상승하며 증권업 평균(약 4%)을 웃돌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실시로 중국 증권주가 실적개선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중신증권 주가는 상하이 증시 전체를 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며 "가격 매력이 부각되면서 강세 전환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은행주에서는 국유은행인 공상은행 및 건설은행, 농업은행과 함께 민영인 초상은행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이런 종목은 대부분 상하이 A주 가격이 홍콩 H주보다 10% 이상 싸다.
중국 정부가 배당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배당수익률이 오르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4대 국유은행(공상·건설·농업·중국은행)은 2013년 평균 배당률이 7.28%로 1년짜리 예금 수익률(3%)을 2배 이상 앞섰다. 기업ㆍ개인금융에서 모두 1위로 최대 상업은행인 공상은행은 같은 기간 배당률이 4.5%를 기록했다. 다른 중국 은행보다 낮았지만 우리 상장사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치다.
다만 중국 금융주도 위험은 있다. 중국 당국이 정책방향을 수시로 바꾸는 바람에 그때마다 실적이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국유기업은 개혁정책에 따른 구조조정 위험이 있어 다소 위험할 수 있다"며 "시장보다는 정책을 보면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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