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코 앞에 다가온 결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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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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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드디어 결전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4일은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날이다. 주지사와 연방 상,하원, 그리고 각 주의 상, 하원 의원을 뽑게 된다. 

전국적으로 한인 후보자들도 20명 정도가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리게 된다.

첫 한인이민자가 미국 땅을 밟은 지 110년이 지났다. 이제 한인들도 당당히 미국 정치계로 나서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한인 이민자들은 미국 정치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아니 애써 고개를 돌리고 보려 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일해 돈 많이 벌고 그 돈으로 아이들 좋은 대학 보내서 또 돈 많이 벌게끔 해주는 게 이민생활의 목표였다.

새벽같이 나가서 깜깜해 져야 집에 들어오니 아이들 얼굴조차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게 되었다.

오히려 부모들은 미국 땅에 왔으니 한국말은 필요없고, 빨리 영어를 유창하게 해서 미국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랬던 그 아이들이 이제 미국 정치계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캘리포이아에서 김창준 전 의원이 한인 최초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이름을 알린 뒤, 강석호 전 어바인 시장, 신호범 전 워싱턴주 상원의원 등 소위 이민 1세대 미주 한인 정치인들이 줄줄이 나왔다.

이제는 이민 2세, 3세들이 칼을 갈고 미국 정치판으로 뛰어 들고 있다.

30~40대 젊은 나이에 미국을 바꿔 보겠다고, 미국 내 한인사회를 좋게 만들어 보겠다고 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버지니아의 경우 한인 1.5세인 마크 김이 버지니아 주하원의원으로 자리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의 수도권이라 할 수 있는 메릴랜드에서는 한인 후보가 2명이나 나왔다.

메릴랜드 주하원 의원직에 출사표를 던진 한인 후보자 2명은 마크 장과 데이빗 문 후보다.

이둘 둘은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데이빗 문 후보는 공화당 후보가 없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눈에 띠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한인 후보자들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변호사나 의사가 되길 바라는 부모들의 바람 때문에 그동안 정치쪽으로는 한인들이 그다지 눈에 띄질 않았다. '

하지만 힘든 이민 생활을 하며 미국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에 부딪히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이제 뛰쳐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정계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이 미국 정치판에서 마음껏 소신을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한인이 나서서 그들을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한인들의 투표 참여는 극히 저조하기만 하다.

한인사회 내에서는 '후보가 나오면 뭘하나, 찍어주질 않는데'라는 한숨 섞인 말이 튀어나오고 있다.

지역 한인 언론들이 일제히 나서 투표를 종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는 한인의 수는 창피할 정도로 적다.

정치라는 것이 우리 실생활에 얼마큼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돈 버는 일'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치인이 당선되느냐에 따라 경기가 살고 죽는다. 대부분 소규모 사업을 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사소한 규정이라도 갑자기 바뀌는 날에는 가게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

그저 열심히만 일하면 된다는 식은 이제 안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한인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인 정치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4일이면 모든게 판가름 난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 같은 일도 계속 하다보면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한인 정치인들이 대거 당선의 기쁨을 맛보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한인사회에 미국 내에서 강력한 정치력을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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