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올해 전세자금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 '렌트푸어' 양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은 2011년 말 18조2000억원 규모에서 2012년 23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28조원, 지난 8월 말에는 32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4조8000억원이 증가한 만큼 연간 7조원 이상 늘어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연말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년간 증가율만 25%에 달하는 것으로 올 들어 10월까지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 3.6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과거의 경우 저축 등을 통해 본인 스스로 마련한 자금으로 전세보증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전셋값이 급등해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올해 급증한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저금리 전세대출이 아닌 은행 자체 대출이어서 금리 부담이 크다.
올해 들어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지난 9월까지 1조4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 3.3%로 금리가 낮지만 부부합산소득이 5000만원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 등 7개 시중은행의 자체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까지 4조원 이상 늘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4.1%로 비교적 고금리이지만 조건에 제한이 없어 대출이 급증했다.
전세자금대출은 대부분 주택금융공사의 원금 90% 상환 보증을 받는다. 은행으로서는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금리는 높으면서 위험은 더 낮은 수익원을 발굴한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저금리 전세자금대출 확대 및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 등의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