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기반을 닦아 1등이 된 기업들이 상경, 수도권 고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태생 기업들이 최근 서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수도권에서 기존 대기업과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인절미 빙수를 선보이며 올해 디저트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설빙'은 부산 태생이다. 지난해 4월 부산 남포동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불과 1년 5개월 만에 400호점을 열 정도로 거침없이 성장했다.
주류 시장에서도 부산의 바람은 거세다.
참이슬(하이트진로)과 처음처럼(롯데주류)가 장악하고 있는 수도권 소주 시장에 부산 지역 소주인 좋은데이(무학)가 도전장을 내밀며, 호시탐탐 서울 입성 기회를 엿보고 있다.
부산 1위 소주인 시원(대선주조)을 무너뜨리고 2010년부터 지역 1위 브랜드가 된 좋은데이는 현재 부산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부산 이외에도 울산 등 경남 지역에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여 확고한 지역 기반을 다진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수도권에 진출한 좋은데이는 강남과 홍대 일대에서 대규모 판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높은 벽으로 아직 수도권 전체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0~30대의 젊은층을 공략해 수도권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좋은데이의 현재 소주 시장 점유율은 15% 가량으로 17%인 처음처럼을 바짝 뒤쫓고 있다.
부산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는 위스키 산업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산을 평정한 골든블루는 최근 서울에 입성하면서 해마다 2배 이상 신장하고 있다. 임페리얼, 윈저 등 대표 위스키가 최근 몇 년동안 10~20%씩 판매량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산의 어묵은 이미 서울을 함락한지 오래다. 5000억원 규모의 어묵 시장에서 부산 중소기업들은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 사조, 대상 등 대기업이 방어전을 펼치며 수도권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다.
부산 업체 가운데 수도권에 가장 빨리 연착륙한 곳은 '삼진어묵'이다. 롯데백화점 등 서울의 주요 백화점에 '어묵 베이커리'라는 차별화된 매장을 오픈, 서울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부산 남포동 일대에서 유명한 '씨앗호떡' 역시 서울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내며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씨앗호떡의 인기가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되자 삼양사는 홈메이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소비자층이 두터워 경제적으로도 기반이 탄탄하다"며 "이같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타 지역 기업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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