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3일 가수 고(故) 신해철의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을 유발한 천공(구멍)이 복강 유착을 완화하는 수술과 관련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신해철이 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받은 장협착 수술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어서 의료과실 논란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신해철의 부검을 마친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1차 부검결과 브리핑을 열고 “고인의 법의학적 사인은 복막염과 심낭염, 이에 합병된 패혈증으로 우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안치돼 있던 신해철의 시신은 이날 오전 9시30분경 국과수 서울분원으로 옮겨져 오전 11시15분경부터 오후 3시10분경까지 약 4시간 동안 부검이 진행됐다.
이날 부검에서는 당초 알려졌던 1㎝ 크기의 소장 천공 외에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인 심낭 내 0.3㎝ 크기의 천공이 추가로 발견됐다.
최 소장은 이에 대해 “복강 내 유착을 완화하는 수술(장협착 수술) 당시나 이와 관련해 발생한 것으로 (위 용적 축소) 수술 부위와 인접해 있었다”며 “의인성 손상의 가능성이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인성 손상이란 질병 등이 아닌 수술 등의 의료행위 중에 발생한 손상을 말한다.
다만 소장 내 천공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 소장은 “소장의 천공 여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미 수술이 이뤄져 확인하지 못했다”며 “병원에서 조직 슬라이드와 소장 적출물을 인계받아 검사를 해봐야 천공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의인성 손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이번 결과는 1차 부검 소견에 의한 것”이라며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소견을 종합해 의료 시술이 적정했는지, 1차 응급기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1~2주 후에 최종 부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신해철의 아내는 신해철이 생전 장협착 수술을 받은 S병원 원장 강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사전에 입수한 의무기록을 종합해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청취한 뒤 피고소인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신해철의 유해는 이날 부검을 마치고 서울아산병원에 다시 안치됐다. 고인은 오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후 경기도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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