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 두번재 개정증보판 출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 중략(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
 
정호승(64) 시인의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열림원)의 두 번째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시인이 '몇날 며칠 어루만져보다가 다시 세상 밖으로 떠나보낸' 시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초판은 2003년 발간됐으며 2008년 첫 번째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그 후 6년 만인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최근 몇 년간 시인이 발표한 60여 편을 추가해 모두 150여 편을 담았다. 한결 같은 순수, 한결 같은 정결함이 가득하다.

쌀 한 톨 앞에 무릎을 꿇다
고마움을 통해 인생이 부유해진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잊지 않으려고
쌀 한 톨 안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해질녘
어깨에 삽을 걸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 ('쌀 한 톨' 전문)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등단한 시인은 서정성이 풍부한 시 세계를 펼쳐왔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등을 받았다.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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