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호남고속철 입찰담합' 20개 건설사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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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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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관급공사를 조직적인 입찰담합으로 수주해온 대형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서봉규 부장검사)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에 담합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로 대형 건설사 법인 14곳과 해당 회사의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건설사는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동부건설, 삼환기업, KCC건설, 롯데건설, 한진중공업, 금호산업 등이다.

검찰은 또 금호산업, 코오롱건설, 경남기업, 남광토건, 삼부토건, 삼성중공업 등 6개사를 3000만∼5000만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는 2009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노반신설 공사 13개 공구에 입찰을 담합, 미리 정한 예정자가 낙찰을 받고 나머지 회사는 입찰에 들러리를 서준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는 길이 184.5㎞의 철도망을 구축하는 공사로 사업비가 8조3500억원에 달한다. 2006년부터 추진돼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는 19개(최저가낙찰제 13개+대안·턴키 6개) 공구로 나눠서 발주됐다.

각 건설사 입찰 실무자들은 그 무렵 서울에 위치한 GS건설 역전타워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최저가 입찰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21개 건설사를 임의로 선별한 뒤 '빅7 건설사'를 위주로 A~C까지 3개 그룹을 구성했다.

이후 A~C그룹 소속 건설사 실무자들은 호남고속철도 공사 각 공구에 대해 제비뽑기 추첨방식으로 수주할 회사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 건설사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들러리 투찰'을 하기로 합의한 뒤 이를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GS건설 등 사전에 공구를 배정받은 건설사들은 당시 최저가 경쟁입찰의 평균 낙찰률 약 73%를 5%p가량 상회하는 77∼79%대의 낙찰률로 공사를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추첨에서 떨어진 회사는 높은 가격에 들러리 입찰을 서는 대신 해당 공구에 구성원 사업자(일명 '서브사')로 참여하거나 다음번에 비슷한 건설공사에서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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