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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 총재 “한국 교육 불균형 해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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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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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fl123@]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교육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 총재는 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비용 사교육 구조로 인해 불균형이 악화되는 것은 사회 전반에 해악을 끼칠 것”이라며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경쟁에 대한 부담과 비용이 큰 가운데 너무 장시간 공부하는 것이 문제”라며 “학습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한국은 학생들이 가장 불행해하는 나라라는 통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이 세상을 바꾸는 데 가장 강력한 역할을 한다”며 “최고의 학교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교육부와 교육개발원 주최로 열린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교육제도가 우수한 성과를 내는 반면 과중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며, 교육자와 정책입안자가 교육제도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총재는 “세계 각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15세 학생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시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결과를 냈지만 한국의 교육제도에 내재하는 심리적 비용으로 학생의 창의력이 꺾일 수도 있다”며 “학생들은 일부 과목에만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학부모는 값비싼 사교육비를 대느라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또 “한국의 교육제도는 놀랄 만큼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학생과 가족이 느끼는 피로감과 스트레스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결과에만 치중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균형 감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제도를 개선해 학생의 학습능력 등 인지적 역량과 양심, 투지 등 비인지적 역량을 골고루 발달시킨다면 한층 더 탄탄하고 창조적인 경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나이와 질병에 얽매인 경직된 사회·경제적 계층 구조를 허물어뜨려야 여성과 청소년의 잠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과거 50년을 돌이켜볼 때 한국인은 빈곤과 분쟁으로 얼룩진 땅에 교육 수준이 높고 고도로 산업이 발달했으며 부유한 국가를 일으켜 세우는 등 세계가 주목하는 발전을 이뤘다”며 “이제 학생, 여성, 청년이 자신의 잠재된 창의력을 십분 발휘하고 경제 전반에 걸쳐 생각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한국은 다음 세대에 사회·경제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좀 더 다양한 이에게 열린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노동 시장 참여도와 임금 측면에서 남녀 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여성의 엄청난 생산 능력과 창의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좀 더 많은 여성을 노동 시장에 편입시킨다면 한국은 상당히 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환자가 전혀 없게 될 때까지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경을 막는 것만으로는 불타는 집 방안에서 물수건으로 바닥을 막고 있는 것과 같아 대거 인력을 투입해 바이러스의 근본을 밝히고 치료방법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면 혼란이 더 커지게 돼 의료진을 대거 투입해 증상을 그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대규모 긴급 자금 마련하기 위한 방안도 세계은행과 IMF 등이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세계은행 회원국이 아니어서 정확한 통계와 정보가 없지만 회원국이 되면서 투자 활성화와 통신 서비스 구축 등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미얀마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미얀마도 고립돼 있었지만 개방을 통해 세계은행과 IMF 등과 협력을 통해 정부기구나 의료, 통신 서비스 등의 개혁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총재의 방한은 한국교육개발원과 세계은행 등이 지난 1년간 함께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한 한국 교육 혁신 방안’을 연구해 온 내용을 토대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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