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아의 Artistic Developer 트렌드뷰] 부동산 포화시대, 상업용 부동산의 생존전략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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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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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디렉터의 감각으로 느끼는 부동산 전망

  • 디벨로퍼의 눈으로 깨우치는 부동산 동향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끊임없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마케팅 용어들은 처음에는 생소했던 용어들이 마구 인터넷과 책을 통해 굴러다니다 어느 샌가 식상해져 같은 의미 다른 용어로 무장해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를 종종 본다.

2010년 책을 통해 처음 접했던 마켓3.0의 시장에서부터 스토리시대, 스토리슈머시대, 컨버전스시대 등 용어는 모두 이름은 다르나 모두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시장이 제품 판매에만 중심이 됐기 때문에 성능이 우수하면 고객에게 선택됐지만 점차로 상품과 서비스가 같이 만족돼야 하는 시대가 등장했다. 오늘날 더 이상 소비자는 제품자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성과 감성 모두를 충족시켜야 하는 ‘가치중심의 사회’라는 인지 속에 출발한 대응방법에 대한 마케팅 방법으로 보여진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고객들, 점점 섬세해지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기존에는 쇼핑몰을 짓기만 하면 고객이 찾아오고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분양이 됐지만 지금은 분명 우리에게도 양적인 부동산 혹은 매머드급 부동산개발이 아닌 조금은 감성적이고 섬세한 질적인 부동산의 변화가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상업용부동산의 변화하고 있는 생존전략을 잘 이해한다면 부동산업의 질적인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 산리툰빌리지.[사진=장은아 대표]

첫째, 건물에 ‘스토리’를 담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건물에도 적용된다. 공간 구석구석을 다니면 마치 책을 읽듯 이야기가 전달된다. 그것이 공간과 건물에 접목한 스토리텔링이며, 이것을 브랜드와 함께 만들어 집대성한 곳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산리툰빌리지(三里屯 VILLAGE, 北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쇼핑·문화 공간으로 하나의 아이템스토리로 테마화한 상가마을이다. 각 브랜드들은 별동의 공간 안에서 그들의 브랜드스토리로 개성을 뽐내고 있으며, 각각의 스토리매장들은 전 세계의 트렌드세터가 찾는 세계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쉽 스토아 집합소가 됐다.
 

이탈리아 이털리 매장.[사진=장은아 대표]

둘째, 단순판매에서 ‘소통’이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다.

올리브영이 론칭하면서 벤치마킹 했던 이탈리아 고급 식자재 브랜드로 유명한 이털리(Eataly)에서는 쇼핑공간을 고객과 점원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섹션별 조닝하고 쇼핑중간 체험할 수 있는 쿠킹클래스를 제공하며 이탈리아 음식을 배울 수 있도록 조성해 단순판매가 아닌 체험을 통해 소통하는 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농장가게로 유명한 데일리포드 오가닉(Dailyford Organic)은 과일·채소·원예장비를 파는 쇼핑몰이다. 최근 요가클래스와 카페를 구성해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했다. 그 이름만으로도 명성이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고객과 소통하며 체험으로 이끌어내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은 수많은 SNS로 소통하고 있는 현실의 니즈를 발 빠르게 적용한 사례다.

셋째, 변화의 속도에 맞춰 ‘팝업스토어’가 등장하다.
팝업스토어(POP-UP STORE)란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개월씩 문을 열기도 한다. 팝업스토어는 트렌디한 거리뿐만 아니라 건물 안에서도 한시적으로 만들어지는 매장으로, 샵인샵(Shop In Shop)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 한시적 매장은 새로 뛰어드는 브랜드나 제품이 고객 반응을 살피고 자신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효용에서의 이점을, 고객에게는 문턱을 낮춘 매장으로 편안함을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팝업스토어의 효율적 운영과 관리를 위해 팝업스토어용 가구 집기에 대한 개발을 함께 한다면 조금 더 효용성을 높이는 매장을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넷째, 과거의 히스토리(History)는 새로움보다 강하다.

과거의 베이징 산리툰 지역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쇼핑과 주거가 함께 있는 산리툰사우스 로텍(LOT-EK'S SANLITUN SOUTH)은 151개의 컨테이너로 건물을 조성해 과거 공업 물류단지였던 이곳의 장소를 떠올리며 기억하게 만드는 곳이다. 관광객은 물론 자국민에게 전체 산리툰단지 개발의 의도와 역사 흐름을 기억하게 한다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이든 근본과 뿌리가 있으면 생명력이 길듯이 건물과 지역도 태생의 근본을 잘 살리면 그 가치는 더욱 오래가는 것 같다.

다섯째, 1+1, 1+α를 원한다.

우리나라 개발 프로세스는 공간의 내용물에 맞게 설계하기보다는 건물을 먼저 만든 다음 그 건물 속에 어떤 내용물을 채울지 계획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건물 외곽을 만든 후 최대의 용적률 속에서 내부를 뚝뚝 잘라 정돈한다. 그러다보니 건물 골조가 이미 틀을 잡고 난후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면서 컨텐츠에 안 맞으면 다시 뜯고 부수면서 다시 짓곤 한다. 1+1, 1+α의 건물 즉 ‘가치’를 더하는 건물이 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다. 또 분업화된 국내 개발 시스템이 아닌 총괄적으로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그 콘셉트와 의도를 살릴 수 있는 노력과 관리자 즉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시스템이 필요하다.
 

링컨 로드 주차장.[사진=장은아 대표]

마이애미 링컨로드에 있는 주차장 빌딩은 기존 은행건물을 리노베이션 하면서 만든 주차장 건물로 퇴근 후 텅텅 비는 주차장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런칭쇼·행사 콘서트를 겸할 수 있는 건물을 만들었다. 지금은 그 지역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건물이 됐다.

도쿄에 있는 오모테산도힐즈 쇼핑몰은 오모테산도(表参道) 지역의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오모테산도의 신사참배의 길의 의미를 기억하며 상징적인 다양한 행사 및 패션쇼를 할 수 있도록 건물이 고안됐다. 경사 슬로프를 이용해 골목상권을 돌듯이 쇼핑하도록 됐으며 메인의 넓은 중앙 계단은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약 700m의 길이가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움직여 옮길 수 없는 재산이란 뜻을 가진 부동산도 이제는 생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포화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된 양상은 단지 상업용부동산에게만 적용될 일은 아니며 아직은 다양성이 부족한 주거용 부동산개발에서 눈여겨봐야 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의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 정부에서도 노후 부동산을 다시 재건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변화하는 부동산 생존전략의 흐름을 보다 세심하게 반영할 것을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본 오모테산도 힐즈.[사진=장은아 대표]

칼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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