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은 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일 홍준표 도지사의 선언으로 도내에서 5만명의 아이들이 학교급식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일선 시·군 지자체가 경남도의 이번 결정에 동참할 경우 22만명의 학생들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교육감은 "감사 없이 예산 없다고 한 발언은 급식비 지원 중단을 위한 핑계다. 지난 7년간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해 온 경남의 학교급식은 이제 근간이 흔들릴 기로에 서 있다"며 "홍 지사는 교육자치, 지방자치에 대한 겁박, 도민을 무시하는 독선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육감은 "아이들의 급식문제를 자신의 정략적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져왔다"고 전제한 뒤 "홍 지사는 시·군이 학교 급식 지원 예산을 편성할 경우 도에서 교부하는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이는 감사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학교급식을 지원하지 않으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농산어민의 피해가 커지고, 지역경제의 위축이 우려된다. 지금까지 우리 지역의 우수 농축수산물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우수 식재료 구입 예산을 지원해 왔다"며 "홍준표 지사의 압력에 못 이긴 자치단체장이 급식비 지원을 중단할 경우, 우리 농민들이 생산하는 친환경 우수 농산물 사용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급식의 질 저하와 지역경제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박 교육감은 "저는 이틀 동안 일정을 취소하고 도민과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교원단체, 교육계와 지역사회의 원로, 종교계, 노동계, 학부모 등 다양한 계층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격려하고 지혜를 모아 주었고 앞으로 제가 나아갈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청의 예산으로 내년 3월까지는 버틸 수 있으며 내년 3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며 "경남교육청이 책정한 482억원으로 3월까지 학교급식을 최대한 지원하겠지만, 홍준표 지사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그 이후에는 학부모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은 "오늘 18개 교육장 회의를 소집해 경남교육청에서 마련한 구체적 방침을 전달했다. 앞으로 1만 명의 도민과 만나고 소통하고 학부모회의 조직, 가정통신문 발송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듣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 교육감은 "그동안 급식 대상 확대에만 매몰되어 급식 예산의 불안정을 미처 깨닫지 못한 점을 통절하게 반성한다. 경남교육 예산을 재검토해 한 푼의 재원이라도 더 확보해 안정적 급식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또 학교급식비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법정 전입금 확보 입법 활동을 시.도교육감 협의회 차원에서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남교육청은 '학교급식 되살리기 비상대책팀'을 구성해 도민여론조사, 홍보물 제작, 학부모·도민과의 소통 창구 마련 등 실무를 총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교육감은 마지막으로 "홍준표 지사가 준 고통의 과제를 도민들과 함께 풀어가겠다"면서 "가장 무거운 짐은 제가 감당하겠으며 학교급식을 지키는 길에 도민 여러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남도는 "도비 지원을 안 하면 5만명이 밥을 못 먹는다, 시·군비 지원까지 안 하면 22만명이 밥을 못 먹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도는 "경남도교육청 스스로 올해 학교 무상급식 총 예산 2382억원 중 도는 13.6%만 부담하고 있고, 시·군이 20.4%를 부담하고 나머지 66%인 1560억원은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도가 갑질을 한다며 교육의 수장으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저급한 용어로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남도는 "교육청 주장대로 보면 도와 시·군의 지원이 없더라도 내년도 학교무상급식은 교육청 예산으로 소득계층 상위 34%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이 가능하다. 허위사실과 선동적 언어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학교 급식 업무는 학교급식법에 따른 교육청의 사무이고 교육감의 공약사업이다. 대등한 독립기관이라 감사를 받을 수 없다며 거부했듯이 대등한 독립기관으로서 공약사업도 자체 재원을 마련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교육감 기자회견의 내용을 반박했다.
또한 도민을 무시하는 독선적 자세라고 한 교육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이 없어 대다수 학생이 무상급식을 받을 수 없다며 사실을 왜곡해서 도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4조 500억원이고, 사업예산은 약 8천억원으로서 자체적인 재원배분을 통해 충분히 학교 무상급식이 가능함에도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자치단체에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갑의 겁박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 경남도는 "감사는 겁박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른 필수적 절차다. 예산 감사는 학교급식지원조례와 보조금 관리조례에 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도민에 대한 의무이자 예의다. 교육청과 일선학교의 학사업무를 감사한다는 것도 아니고, 이미 보조금으로 지원한 3040억 원의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었는지 확인하는 지원예산에 대한 감사일 뿐이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동안 학교급식 현장에서 발생한 계약비리, 농약급식, 보조금 유용 등 많은 문제점에 대해 도민을 대신해서 양질의 학교급식이 안전하게 공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감사의 근거가 없다고, 교육자치를 훼손한다고, 대등한 독립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감사를 거부하는 교육수장으로서의 떳떳하지 못한 발언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감사거부는 도민과 도의회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경남도는 발표문에서 부지사와 부교육감이 서명한 합의서의 내용과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올해 행정부지사와 부교육감 간의 무상급식에 대한 합의는 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도와 시군에서 추가로 지원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도와 시군이 올해에 한해 당초 50% 지원에서 62.5%로 상향해서 지원하고 앞으로 재정여건이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무상급식을 하자고 합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육청이 주장한 지방자치단체의 급식예산 지원이 중단될 경우 우리 농민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 경남도는 왜곡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지난해 학교급식에 도내산 농산물은 67%만 공급되고 나머지는 강원도나 제주도 등 다른 지역에서 공급되었다. 도민의 세민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농민은 판로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데, 학교는 타지역에서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금부터라도 계약재배와 공동구매를 통해 도내산 농축산물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 그럼에도 도와 시군 때문에 우리지역 농민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는 "학교급식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세금급식을 부유한 상류층 자녀에게는 유상으로 하자는 것이다. 교육감은 학교무상급식에 대한 진정한 철학이 있는지 반문한다. 2008년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때 전면 무상급식은 법적인 근거가 없어 위법성의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하지 않았던가? 학교현장에서 시급한 시설개선 등 많은 사업이 있는데도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함으로써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하지 않았는가? 전면 무상급식은 소득재분배라는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정치적인 유불리에 따라 교육철학도 바뀔 수 있는가? 더 이상 아이들의 밥그릇을 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밥그릇에 숨어서 아이들의 미래를 탕진해서는 안 된다. 세금급식이라는 정책의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가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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