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반대에 앞장선 유명 러시아 배우가 집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러시아 경찰은 배우 알렉세이 데보첸코(49)가 모스크바 북부 지역에 있는 자택 수영장에서 피를 흘리고 숨져 있는 것을 친구가 발견했다고 5일 (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외부에서 폭행을 가한 흔적은 없으며 술에 취한 채 머리에 부딪혀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의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 친정부 매체인 라이프뉴스는 데보첸코가 유리문에 부딪히면서 손목에 큰 상처를 입었고 머리부터 수영장으로 빠진 뒤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빈 위스키병과 마약의 일종인 페나제팜이 시신 옆에서 발견됐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경찰은 타살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데보첸코가 워낙 푸틴 반대 활동을 공개적으로 벌였던 터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모스크바 극단 소속 배우이면서 인기 TV 드라마 '페테르부르크의 범죄자들'과 '우보이나야 실라'에 출연해 탤런트로도 인기가 높은 데보첸코는 2011년 러시아 정부가 주는 상을 거부하면서 푸틴 반대 진영의 간판이 됐다.
당시 푸틴이 수여하는 상을 받는 것은 치욕스럽다면서 수상을 거부한 그는 "푸틴의 거짓말과 가식, 합법을 가장한 도둑질과 수뢰 따위를 참을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푸틴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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