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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택배업계, 진흙탕 싸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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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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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국내 택배 시장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농협이 택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업체 간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 택배업체까지 영향을 미쳐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같은 경쟁은 지난 9월 롯데가 현대택배를 운영하는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일본 금융기업 오릭스 SPC(특수목적법인)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오릭스 SPC는 현대그룹으로부터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9%를 인수했다. 오릭스SPC 주주는 오릭스(35%), 롯데그룹(35%), 현대상선(30%)으로 구성됐다. 롯데그룹 주도의 인수합병인 셈이다. 

실제로 롯데는 이달 초 임병연 롯데그룹 정책본부 실장과 이진성 미래전략센터장을 현대로지스틱스 이사진에 합류시켰다. 경영에도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롯데가 택배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결정적 증거는 또 있다. 물류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에 200여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롯데 측은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투자기간 종료 후 현대로지스틱스를 매입할 수 있는 조건부 콜옵션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택배사업에 본격 진출하면 당장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의 매출 20~25%가 롯데홈쇼핑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CJ대한통운은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해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와의 계약과 해외 택배업체 인수합병(M&A)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협도 내년 상반기에 중소 택배업체를 인수하며 택배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농협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동부택배와 KG옐로우캡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동부익스프레스도 대상에 오르 내리고 있다.

업계 5위인 로젠택배 역시 농협이 검토 중인 중소 택배사를 인수해 업계 4강에 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혼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로젠택배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대로지스틱스, 한진과 비슷한 11~12%대까지 상승한다.

이같은 혼전에 대해 택배업계 관계자는 "최근 택배 단가 현실화에 대해 업계에서 협의가 되고 있었는데 농협 등 공기업이 새로 시장에 뛰어 들면 이 협의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택배 기사들은 택배 단가가 낮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시장이 가열돼 택배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2000원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단가 하락은 수익저하로 이어져 배송기사의 생계악화 등을 유발하고 택배 서비스 질도 떨어 뜨리고 있다. 

또 업체별 각축전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에 혼선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소 택배사들은 M&A에 실패하면서 값어치를 더욱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소 택배사의 합병은 시장과열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겠지만, 신규 사업자 진출은 기존 포화된 시장을 다시 과당경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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