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3조 규모 '실크로드기금' 조성...지역 경제권 포섭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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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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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소통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를 열고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 조성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베이징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정부가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나아가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주요 경제성장테마로 추진하고 있는 '신(新)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본격화 하기 위해 400억 달러(약 43조7400억원)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얼마 전 공식 출범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이어 실크로드 기금까지 자국 주도의 국제기금 설치를 통해 지역 경제권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이 드리워져 있다. 

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회원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베이징에서 개최한 '소통과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대화'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실크로드 기금 조성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시 주석은'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공동건설을 통한 동반상승 이익을 강조하며 "만약 '일대일로'를 아시아의 비상을 위한 좌우 양 날개로 비유한다면, 국가간 상호교류와 협력은 양측 날개의 원활한 작용을 위한 경맥과 낙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금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주변지역 국가들의 기초시설, 자원개발, 산업협력, 금융협력 등 소통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융자 지원에 쓸일 예정이다.

'일대일로'란 육해상 실크로드를 결합한 거대 경제벨트 구축안으로,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두 가지 구상인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실크로드 경제지대'는 인구가 30억 명에 이르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시장을 교통망 등으로 긴밀하게 엮고 이를 유럽까지 연장한다는 전략을 담고 있고,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는 중국-동남아-인도양-유럽 국가를 잇는 해상 교역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지난 4일 중앙재경영도소조 제8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함께 AIIB 건립 문제를 비롯해 '실크로드 기금'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시 주석은 "실크로드 기금 건립은 우리나라의 자금력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며 중국 자금력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그는 "'일대일로' 제안은 시대적 요구와 발전을 가속하려는 각국의 희망에 부응한 것이고 포용성을 지닌 거대한 발전의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며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발전하는 중국경제와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이익이 결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언론은 신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중국판 '마셜플랜'에 비유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타격을 입은 유럽 국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나선 미국의 원조계획 마셜플랜 처럼,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을 위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국가로 막대한 차이나머니가 투입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실크로드 기금 조성을 위해 출연하겠다고 밝힌 400억 달러는 최근 출범이 공식화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초기자본금 500억 달러보다 불과 100억 달러 적은 규모이며, 일각에서 제기된 예상규모보다도 훨씬 높은 액수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실크로드 기금 규모를 최근 163억 달러(약 17조7000억원)로 추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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