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인 억류자 석방… '통미봉남'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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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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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이 억류해온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씨를 전격 석방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북미관계의 변화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단 우리 정부는 이번 석방만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북미관계의 변화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북미관계 차원에서 미국인 억류자 석방이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맞지만, 북미관계의 개선은 결국 북핵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도 대북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의 향후 정세 변화를 이야기하려면 북한의 다음 행동을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가 추가 접촉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또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 이후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전원 석방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 구사에 다시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큰 목표를 내걸었지만 대북전단 문제에 막히자 빨리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풀었다고 볼 수 있다"며 "남한을 거치지 않고 우회해 바로 미국, 일본으로 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대화 동력이 크게 약화한 가운데 북미 관계가 급진전하면 한반도 정세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10월 초∼11월 말' 2차 고위급 접촉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아직 남북 간 대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우리 정부는 우선 중국 베이징에서 10∼11일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개최될 예정인 한미, 한중, 미중간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북한 정책을 포괄적으로 조율하고 대북 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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