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중국 바이어 83%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대 한국 수입을 확대하거나 수입선을 제3국에서 한국으로 전환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사장 오영호)는 중국 전역 바이어 238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실시한 ‘한·중 FTA 발효 후 대 한국 수입 확대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10일 이같이 발표했다.
전체 바이어 가운데 현재 한국으로부터 수입 중인 바이어(193개사, 81%)의 경우 10개사 중 9개사꼴(172개사, 89%)로 대 한국 수입을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한국산 수입실적이 없는 바이어군(45개사, 19%)에서도 58%(26개사)가 수입 의사를 보여 신규 바이어 창출 등 다양한 마케팅 사업개발을 통해 한·중 FTA의 효과를 더욱 제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이어 10개사 중 4개사는 대 한국 수입을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20% 이상 확대 의사를 밝힌 응답률도 20%나 됐다. 범위를 넓게 보면 수입 확대 의향을 보인 198개사 중 79%(156개사)가 5% 이상 수입 확대 의향을 보였다.
중국 바이어가 밝힌 수입 확대 이유는 ‘관세 철폐에 따른 한국산 제품의 가격인하’가 69%(137개 사)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비관세장벽 철폐 효과’ 17%(34개사) 및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 상승’ 13%(25개사) 순이었다. 바이어들은 가격경쟁력을 가장 중요한 구매결정 요인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별로는 우리기업 진출이 활발한 동부 연해 지역과 서부대개발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서부지역 바이어의 경우 각각 85%(127개사)와 86%(30개사)가 수입 확대 의사를 보였다. 한국기업의 진출 유인이 적은 중부지역 바이어의 수입확대 응답 비율(76%)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돼 이 지역에 대한 시장개척 노력을 강화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는 농식품이 15개사 중 13개사(87%), 섬유·의류가 11개사 중 10개사(91%)가 수입 확대 의사를 보였다. 이는 식품에 대한 안전요구, 고급 의류 소비 수요 등 트렌드 변화와 한류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대 중국 수출 주력 품목인 전기·전자도 23개사 중 20개사(87%)가 수입 확대 의사를 보였다. 기계, 의약·의료의 경우 각각 34개사 중 26개사(76%), 11개사 중 7개사(64%)가 수입확대 의향을 보여 전체 평균치보다 낮았다.
현재 수입품목에 관계없이 한·중 FTA 체결 이후의 유망품목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바이어들은 화장품(17.4%), 생활용품(12.6%), 가공식품(10.8%), 전자(9.7%) 순으로 답했다. 소비재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 생활용품의 경우는 관세인하 효과 및 비관세장벽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3% 수준인 대 중국 소비재 수출비중이 앞으로 확대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코트라는 설문조사와는 별도로 업종과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글로벌기업 10개사를 대상으로 한·중 FTA 타결 후 전망과 회사전략에 관한 심층 인터뷰도 실시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대 한국 수입 확대는 물론 한·중 기술협력 강화 효과도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외에도 문화, 인재 등 다방면에서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대 중국 수출부진과 중국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중국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FTA는 우리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최근 대 중국 수출 부진과 중국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중국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FTA는 우리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최단 기간 내 우리기업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FTA 활용방안을 적극 홍보하고 업종별 진출 전략과 세부 유망품목을 제시하는 한편 중국 내수시장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기업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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