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올 초 은행 및 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 및 은행 해외지점 부당대출, 금융사 경영진 갈등 등 금융권 내 각종 사건·사고로 고객들의 신뢰가 떨어지자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조직 및 임직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방안은 △내부통제 콘트롤 타워 일원화 △내부통제와 성과보상체계 연계 강화 △금융사고 방지 인프라 보완 △내부통제 준수비용 경감 등이 골자다.
우선 금융당국은 내부통제에 대한 금융사 경영진의 인식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에게 내부통제에 관한 최종책임을 부여했다. 이로써 CEO는 주기적으로 위원회를 개최해 내부통제 주체 간 협력·조정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금융사고 발생 시 CEO 및 감사에 대한 책임도 강화했다. 그동안 감사는 권한 및 역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 처분을 받는 경향이 짙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에 대한 제재는 대부분 경징계(퇴직자 위법사실 통지 1건, 주의 4건)에 그쳤다.
이에 금융당국은 위법·부당행위가 조직적이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CEO 및 감사에 대해서도 엄중 제재키로 했다.
감사의 경우 타 업무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은행 규모 및 인력 상황에 맞춰 직무 독립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했다. 준법감시인 역시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임기 2년 이상의 집행임원으로 선임하고 업무회의 등에 참여하는 것을 보장했다.
각 금융사별 핵심성과지표(KPI)에 내부통제와 관련한 항목도 포함해 내부통제 미흡으로 사고 발생 시 KPI를 일괄적으로 감점하거나 임직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환수토록 했다.
또 금융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우수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받아도 내부통제 평가등급이 낮을 경우 경영관리등급이 낮아진다. 금융사고 발생 등으로 추가적 감독·검사 소요가 발생할 경우에는 감독분담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KPI 재편 유도 및 금융사 감독분담금 추가 징수는 내년부터 시행하고 기타 사항은 연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권 신뢰회복을 위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지만 실제 효과가 드러나기 쉽지 않은 데다 내부통제 방안을 금융당국이 세세히 지정해주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에 대해 세세하게 정해주지 않아도 금융사고 발생 시 엄중히 책임을 물어 징계를 강화하면 잘 지킬 것"이라며 "자칫 '금융당국이 정해준 사안들을 지키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심어 금융사 내부통제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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