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유나의 거리'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드라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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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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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종영[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유나의 거리'가 사람 냄새를 가득히 남기고 떠났다. 막장이 넘쳐나는 안방 극장에 자극 없고, 소소한 이야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연출 임태우) 마지막회에서는 다세대 주택 속 캐릭터 모두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날 유나의 친어머니 황여사(송재환)는 유나(김옥빈)와 창만(이희준)에게 "둘이 결혼할 생각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창만은 "결혼할 생각이 굴뚝 같다.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결혼할 것이다. 그게 유나씨"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장노인(정종준)은 결국 요양원으로 떠났지만, 늘 그를 찾아주는 이웃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여자로 사랑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했던 김미선(서유정)은 늘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홍계팔(조희봉)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유나의 거리'는 직업, 성별,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개성 만점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유나가 사는 다세대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사나이 창만이 들어온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 받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 유나의 다세대주택에는 소매치기범, 조폭, 백수가 함께 살지만 오히려 출생의 비밀, 재벌가 이야기 등 자극적 요소에 지친 시청자들을 포근하게 감쌌다.

서울 뚝배기' '서울의 달' '파랑새는 있다' 등의 작품으로 소시민의 삶을 생생하게 풀어낸 김운경 작가의 힘이 컸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다세대 주택에 함께 살며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은 '서울의 달'을 연상케 했으며, 이희준과 김옥빈은 외운 대사를 줄줄이 '읊는' 것이 아니라 일상 대화 같은 편안한 대화로 캐릭터의 맛을 살렸다.

부잣집 아들과 신데렐라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없었지만, 그저 자기가 놓인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의 이야기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충분한 힘으로 작용했다.

한편 '유나의 거리' 후속으로는 '하녀들'이 방송된다. '하녀들'은 조선시대 노비들의 이야기를 그린 모던사극으로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는 운명 극복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오는 12월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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