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대한민국]경제 재도약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았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1-13 10: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대한민국 경제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이 우리에게 유익한 것인지, 유해한 것인지는 바람을 맞는 우리의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바람에 밀려 쓰러질 수도, 바람을 활용해 국가 경제 도약의 새로운 기회를 창조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는 분명하다. 좌절과 갈등을 딛고 이제는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 새벽 대관령에서 바라본 동해안 풍력발전기의 프로펠라가 솟아오르는 해의 기운을 받으며 힘차게 돌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의 리더십이 젊다. 옛날엔 한국이 젊었었는데 이젠 역전됐다. 한국이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가 요즘엔 낮잠을 자고 있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생전 마지막 해외출장 일정이었던 2010년 10월 중국 장수성에 소재한 장가장포항불수강유한공사를 방문해 옌리(閻立) 당시 쑤저우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한 말이다.

4년여가 지난 2014년, 박 명예회장의 진단은 크나큰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중국은 무역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뛰어 오름으로써 국제정치와 경제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그동안 저가·저품질이라는 오명에 중국 내수용으로 차별받던 중국기업들은 스스로의 껍질을 벗고 화려한 백조로 비상을 하고 있다. 샤오미와 알리바바, 화훼이, 바이두 등의 기업은 이제 미국의 애플과 맞설 수 있는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최고의 혁신성과 셰일가스 등 에너지 산업을 바탕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미국, 엔저를 바탕으로 잃어버린 10년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일본까지, 불과 수년 만에 벌어진 급격한 변화는 예측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한국은, 박 명예회장의 말처럼 한국은 아직도 ‘낮잠’을 자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낮잠에서는 깨어났지만 잠깐 잠든 동안 벌어진 변화에 어리둥절해 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 옳을 것이다.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수출 전선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중장기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산업은 해외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의성과 사업능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시장 창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어느 하나라도 숨통이 트여야 할 텐데, 그러하지 못하다 보니, 한국 사회는 ‘우울증’에 걸렸다. “이래서 한국은 안돼”, “누구는 저렇게 뛰는 데 우리는 첫 발도 못 때고 있으니 한심해”, “5년 안에 중국에 따라 잡혀서 결국 한국은 부속국가로 전락할거야” 등 우리 자신에게 실망하고, 모든 탓을 돌리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리는 서서히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반기업 정서, 정부에 대한 불신, 정치에 대한 실망감 등이 ‘갈등’으로 표출되면서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뛰어야 할 현 시점에서 오히려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자멸감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까지의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고 이제는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 위기는 진정 한국이 한 단계 더 높이 국격을 높이기 위해 넘어서야 할 관문이다. 다시 말해, 경제 재도약을 달성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기업 고위 임원은 “현재가 변혁의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우리 기업도 흥망이 결정된다는 극도의 긴장감으로 변화를 추진중이다”며,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그룹도 임직원들에게 절망감을 이겨낼 수 있는 교육 비중을 높인 결과 최종적으로 업무 실적이 개선됐으며 새로운 사업 전략도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한국은 세계 10대 교역국가중 미국, 유럽연합(EU)과 더불어 3대 거대 경제권과 경제적으로 단일 영토를 구성한 첫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세계는 여전히 한국 경제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보다는 기회로 삼고 한국만이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해 선점해야 한다.

중국산업의 추격에 대한 위기를 묻는 질문에 박 명예회장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초창기 바오산강철 사장이 와서 도와달라고 하길래 다 주라고 했어. 우리 직원들한테는 ‘여러분들이 최고 기술을 만들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거야? 줄 것은 주고 새 기술을 개발해’라고 했다. 그거 안 주고 가만히 있으면 매너리즘에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 말은, 중국의 추격에 걱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남은 시간을 한국은 새로운 것, 한국이 취할 수 있는 핵심 역량에 집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