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금융·재정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통화완화를 지속하더라도 대외 요인 등의 영향으로 금리 상승 기대가 확산될 경우 정책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장에 명확히 전달해 경제주체의 기대를 조절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미국 금리 인상을 전후로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으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어 우려는 적은 상황"이라며 "대외환경변화에는 통화정책보다는 외환시장에 초점을 맞춘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재정지출은 단기 부양 효과보다는 장기 성장 활력 제고를 염두에 두고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인 일자리 창출이나 일회성 공공지출은 집행하기 쉽고 단기적인 부양 효과가 크겠지만, 장기적 효과는 부정적일 수 있다. 서비스 인프라 확대, 기초 R&D 등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지출이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규제개혁과 제도 정비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정치적인 해결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규제개혁은 단기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수단보다 우선순위가 밀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규제개혁은 재정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과감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연구원은 "시장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했던 규제들은 완화될 필요가 있지만,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빠르게 높아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축소를 통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유도할 방침이지만 전세값 상승세 지속에서 볼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는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분양을 불러일으켰던 주택공급의 지나친 확대는 분명 경계해야겠지만, 적정수준의 주택공급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면밀히 점검해 가계의 재무구조와 소비 여력과의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외환보유고 확충이나 금융기관 외환건전성 관리 등을 통해 사전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유출입 확대 시에는 환율 변동의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화 약세는 물론 신흥국 차별화 과정에서 자본이 유입되며 강세 폭이 커지는 등 양방향의 리스크에도 유의해야 한다.
연구원 "원화의 장기적인 절상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들도 계속 발굴해 나가야 한다"면서 "내수확대와 소비재 수입시장 개방을 통해 경상흑자가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요인들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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