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내년 2조달러 규모의 단일 시장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경제 공동체(AEC)가 출범을 앞두고 아세안 지역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휴대전화 케이스와 가죽가방을 생산하는 L사는 중국 내 생산단가 상승과 정부의 규제 강화로 임금이 저렴한 미얀마로 발주처를 옮기기 위해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업용 PVC 호스를 생산하는 S사는 농업국가인 미얀마 내 농업용 호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하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는 12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베트남과 미얀마에 무역투자 사절단을 파견했다. 사절단은 지난 12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무역투자 상담회를 개최했다. 오는 14일에는 ASEAN+3 정상회담이 열리는 미얀마 양곤으로 장소를 옮겨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ASEAN+3 회의를 계기로 아세안 각국의 관세철폐 등 무역활성화와 투자가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호치민 상담회에는 베트남 업체 100여개사가 참가하여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상담회에서는 화장품, 면 생산설비, 홍삼 및 다이어트식품 등에 대한 상담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면 생산 기계 업체인 서주엔지니어링 서강인 대표이사는 “베트남의 라면 섭취량은 한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크다”면서, “26년간 축적해온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종합무역상사 하이미 인터내셔널의 팜 탄 하이 소싱매니저는 “베트남 내에서 한국 제품은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우수 한국 제품의 베트남 판매 독점권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얀마는 지난해 기준 국민소득이 870달러에 불과하지만 2012년 경제개방 이후로 지하자원 분야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고, 낮은 임금으로 섬유 등 소비재 가공무역기지로 각광 받고 있다.
이번 사절단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현지 내수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에도 관심이 높아 미얀마 밍글라돈 산업단지를 방문해 현지 투자 여건을 점검할 예정이다.
장호근 무협 해외마케팅본부장은 “2015년 AEC가 출범하면 2조 달러 이상의 거대 단일시장이 탄생하며, 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미얀마의 경우 생산직 직원 1인 고용 비용이 연간 1100달러로 아세안 국가 중에서 가장 저렴해 제조기지로서 경쟁력이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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