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그를 만나기 위해 SBS 목동 사옥으로 향하면서 학부 시절 그대로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는데 ‘이게 웬걸!’ 착각이었다. ‘풋볼 매거진 골!’ 야외 녹화를 끝내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그의 손에 들린 쇼핑백에는 운동화 한 켤레가 들어있었다. “제가 아직 구두가 익숙지가 않아서요” 운동화를 즐겨 신는 것도, 아이처럼 배시시 웃는 것도 그때 그대로다.
“옷에 관심도, 감각도 없다. 입사 이후에도 한동안은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으로 출근했다”는 그는 “이제는 좀 예쁘게 입고 다니려고 노력은 한다”며 웃었다.
“근데, 뭐. 지금 해야죠.” 듣기만 해도 숨이 차는 일정인데 정작 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스트레스는 라디오와 축구로 푼다. “주변에서 이렇게 살인적인 스케줄에 라디오 DJ까지 버겁지 않느냐고들 하는 데 반대예요. ‘장예원의 오늘 같은 밤’이 없었다면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소중한 사람들과 수다 떠는 기분이거든요. 손편지는 물론이고 인터넷 게시판의 작은 댓글까지 다 봐요. 손편지는 따로 보관하고요. 남자 청취자들이 저를 위해 알록달록한 편지지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손편지까지 보내주신다니까요.”
“실수담 하나만 이야기해달라”고 했더니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고민에 빠졌다. “음…라디오를 진행하다가 오래 웃은 적이 있어요. 더 큰 실수요? 없어요. ‘8시 뉴스’는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풋볼 매거진 골!’도 철저하게 준비하기 때문에 실수가 있을 수 없죠.”
“월급은 다 부모님을 드린다”는 순수하고 풋풋한 24세 장예원에게 호기로운 언론인의 모습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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