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만방래조'(万邦來朝), '모든 주변국가가 조공을 바치러 온다'는 뜻의 이 표현은 당(唐) 나라 등 중국역사에서 가장 번성했던 왕조 시대를 상징하는 표현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의 대표적 관영매체이자 공산당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지난 10일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연회에 대한 감회를 만방래조로 표현, 중국과 21개 회원국을 주종 관계로 비유한 듯한 문장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은 12일 '베이징 APEC이 중국에 가져다준 10대 보너스'라는 사설을 통해 "이번 APEC 회의는 중국이 지금까지 주최한 국제회의 중에서 세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국제회의로서,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이를 통해 국력과 결책력, 동원력등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중국이 APEC을 통해 얻게된 보너스(성과) 10가지를 소개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첫 번째 보너스'로 소개된 '중국 주도권의 과시' 부분으로 "주최국의 이점은 중국이 의사 일정을 확실하게 주도할 수 있다는 것으로, '수이리팡'(水立方) 연회는 사람들로 하여금 '만방래조'를 느끼게 했다"고 전했다. 이는 21개 APEC 회원국 정상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회동 모습이 과거 중국에 조공을 바치러 온 제후국을 연상시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또한 같은날 사설에서 "과거 동아시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조공 체제가 있었다. 만방래조는 중국 역사상 가장 휘황찬란했던 시기였다. 과거 조공 체제는 동아시아에 안정과 번영을 가져왔다"고 소개한 뒤, 서방 적대세력이 '중국위협론'을 부추기기 위한 술책으로 '만방래조'란 표현을 꺼냈다며 다른 관점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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