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안 줄어든다…금융당국·기관 관리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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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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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근절대책 효과 없다"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모 씨는 예금 가입을 위해 가까운 새마을금고 B지점 대신 금리 조건이 유리한 C지점을 방문했으나 예금 가입을 거절당했다. 또 C지점 직원은 B지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유를 묻자 "대포통장 근절대책에 따라 계좌 개설 요건이 까다로워졌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김씨는 B지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금융당국을 비롯해 각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대포통장 근절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포통장 근절 대책이 고객불편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권 대포통장 적발건수(전자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법에 따른 지급정지 계좌 기준)는 총 2만2887건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적발건수 2만1668건보다 5.6%(1219건)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해 상반기 1만6215건과 비교하면 41.1%(6672건) 늘었다.

대포통장 적발건수는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된 2012년 하반기 2만5141건에서 1만2383건으로 급감했으나 이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7584건에서 하반기 8497건, 올 상반기 1만37건으로 증가했으며 증권업계 역시 지난해 상반기 12건에서 하반기 47건, 올 상반기 1246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경우 548건에서 1133건으로 지난해에만 2배가량 급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1225건이 적발됐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지난해 상반기 679건에서 하반기 2957건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3825건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대포통장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 대해 갈수록 금융사기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는데다, 7월부터 피싱사기 뿐만 아니라 대출사기에 연루된 계좌도 피해구제 신청이 가능해지자 더 많은 대포통장이 포착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2012년 11월 마련해 시행한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금감원은 대포통장을 줄이기 위해 발급 비중이 높은 금융사에 대한 정밀 실태점검을 올 2분기 중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진행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초 예금계좌 개설 실태,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현황, 자체감사 실시현황 등을 살펴볼 계획이었지만 인력 부족으로 점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종합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신규계좌 개설 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자 고객들의 불편만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포통장이 늘어나는 것을 막는 예방적 효과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종합대책이 유명무실한 셈"이라며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내년부터 신규로 개설된 계좌 1000개 중 대포통장이 2개 이상이거나 대포통장 발생 건수와 피해환급금액이 최근 3개월간 연속으로 증가할 경우, 대포통장 발생으로 금융사의 건전한 영업·업무를 크게 저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은행이 개선방안을 제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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