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금융자본, 한국 금융시장 빠르게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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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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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중국과 일본 금융자본이 우리나라 주식, 채권, 예금, 대출, 은행, 캐피털, 저축은행, 대부업계 등 전 금융시장에 손을 뻗치고 있다. 4000조원이 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아베노믹스로 인한 일본의 유동성 증대 등이 영향을 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일본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2조8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해 미국(3조6000억원)에 이어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00여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과 확연히 대조된다.

중국은 지난해 2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도 2조여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올해 사들인 주식을 합치면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78.4%를 차지한다.

중국은 채권시장에서도 1조3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여 싱가포르에 이어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최대 채권 보유국인 미국이 올해 1조1000억원이 넘는 채권을 팔아치운 것과 달리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특히 2012년 말 2억 달러에도 못 미쳤던 위안화 예금은 지난해 말 67억 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0월 말 217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달러화 예금(384억 달러)을 추월할 날도 머지않았다.

위안화 상품은 예금에 머무르지 않고 대출, 채권, 파생상품 등으로 확산되고 있어 국내 자금시장에서 위안화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더구나 중국계 자본은 국내 자금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금융기업의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하고 있다.

중화권 자본인 대만 유안타증권이 최근 동양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 푸싱그룹은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해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푸싱그룹은 LIG손해보험, KDB생명 등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정부가 매각을 추진하는 우리은행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방그룹은 최근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2조원에 사들여 자금력을 입증했다.

중국 자본이 은행, 증권, 보험 등에서 '입질'을 하고 있다면, 일본 자본은 저축은행, 캐피털, 대부업계에서 이미 우위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계 저축은행은 이미 6개 사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 15%에 이른다. 국내 저축은행 1위업체도 일본계인 SBI저축은행이다.

대부업계에서는 일본계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 작년 말 기준 일본계 대부업체의 공급액이 국내 전체 대부업계의 56%에 달한다.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쉬)와 2위인 산와대부 모두 일본계 대부업체다.

일본에서 대부업으로 성장한 금융그룹인 J트러스트는 최근 아주캐피탈의 대주주인 아주산업 등의 지분 74.2%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주캐피탈은 자산이 6조원이 넘는 캐피털업계 2위 업체다.

J트러스트는 지금껏 국내 대부업체 3곳과 친애저축은행(옛 미래저축은행)을 사들였으며, 올해 6월에는 SC저축은행 및 SC캐피탈의 지분 100%를 인수키로 SC금융그룹과 합의하기도 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국부펀드와 민간 금융기업들의 해외 금융투자를 독려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그 추세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중국 금융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등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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