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젖은 낙엽 정신’으로 임하자…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교양학과 교수 김 남 윤


아침에 출근하니 특수용접과 학생 6명이 연구실로 인사를 왔다.
“교수님, 오늘 시흥에 있는 데카텍으로 면접 보러 갑니다.”

시화공단에 위치한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주)데카텍(대표 이병상)은 각종 화공약품을 자동으로 주입 관리하는 설비인 케미컬 인젝션 패키지 시장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해양플랜트 공사를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수출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애국기업이다. 2013년부터 남인천캠퍼스 기업전담업체로 선정하여 맞춤훈련 협약을 통해 금년 2월 졸업생 12여명이 취업하였고, 지난 5일 기업체 대표 초청 간담회와 구인구직 행사장에서 1차 면접 결과 통과한 6명의 학생을 최종 면접을 통해 채용할 예정이다. 일학습병행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래,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니?”
학생들은 나에게 면접 요령을 최종적으로 점검해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나는 우선 면접을 보려는 회사의 경영목표와 주 생산품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 또 자신감 있고 당당한 태도로 임하라고 당부하였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이른바 「젖은 낙엽정신」이다.

회사가 만약 면접과정에서 어떠한 자세로 일하겠느냐 묻거든 “젖은 낙엽과 같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도 홈퍼니(집에서 취업 원서접수에 매진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즐비한 세상이지만 학생들의 기술을 배워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는 자세가 자랑스러웠다.

다행히 우리학교는 이른바 대다수 청년들이 희망하는 신의 직장이라는 공기업이나 대기업보다 알토란 같은 강소기업에 목표를 두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교수별 10여개 내외의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또 수시로 관리하며 공장과 학습현장을 연결시킨 FL시스템((Factory Learning)으로 기업이 원하는 교과목을 반영하고 학기 중 현장실습을 통해 산학의 미스매치를 최소화 한다는 교육제도이다.

“교수님, 젖은 낙엽정신이 무언가요?” 학과 대표를 맡고 있는 학생이 물었다.
“이 가을에 젖은 낙엽이 청소부의 플라스틱 비에도 찰싹 달라붙어 견디듯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회사에 합격하겠다는 정신이다.”

모처럼 썰렁한 연구실에 젊은 청년들의 힘찬 웃음소리가 들렸다.
“교수님 , 감사합니다. 올 킬(All Kill)하고 오겠습니다.”

연구실을 나서는 학생들의 어깨가 아침햇살을 받은 운동장만큼이나 넓고 듬직해 보인다.
부디 합격하고 행복해라. 장한 내 제자들...

 

강희상 학장(사진 중앙)과 함께 필승 결의를 다지고 있는 학생들.[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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