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증권 같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를 빼면 눈에 띌 만큼 해외투자를 일으키거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금융투자사가 없다.
1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및 홍콩, 인도를 비롯한 해외 12개 현지법인ㆍ네트워크에서 설정ㆍ운용하고 있는 역외(시카브)펀드 설정액이 10월 말 기준 8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액수로 올해 들어서만 1조6304억원이 늘었다. 2008년 말 811억원에 머물렀던 역외펀드 설정액은 6년 만에 약 1만500%(106배) 증가했다. 연초 이후 국가별로는 호주와 캐나다가 각각 7186억원, 1646억원, 인도와 미국은 1483억원, 1077억원씩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홍콩을 시작으로 최근 10여년 동안 인도와 영국, 미국, 브라질에 차례로 해외법인을 세웠다. 현재 12개국에서 10개 해외법인ㆍ2개 사무소가 운영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2005년 해외에서 직접 운용하는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스타펀드'를 내놓았다. 2008년에는 국내 첫 역외펀드인 '미래에셋글로벌디스커버리펀드'를 룩셈부르크에 설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역외펀드는 글로벌 시장이나 이머징마켓, 한국에 투자하며 총 14개 펀드로 구성돼 있다. 홍콩 및 유럽, 중동, 일본을 비롯한 12개 국가에서 4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다. 이런 펀드로 올해 들어온 돈만 2500억원이 넘는다.
수익률 1위인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연초 이후 1878억원이 증가했다. 14일 기준 1년 수익률은 약 24%에 달한다. 아시아권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아시아섹터리더펀드'도 최근 1년 만에 19%에 맞먹는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ㆍ미래에셋증권은 해외시장에서 업계 최대로 투자를 일으켜왔다. 두 회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손실을 내는 현지법인이 증가할 때도 경쟁사와 달리 해외투자를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글로벌 경쟁사에 비하면 자본력이나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ㆍ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해외 종속법인 자본총계는 상반기 총 1조754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주요 대형사인 KDB대우증권 및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가진 해외법인 자본총계를 모두 합친 액수(1조1178억원)에 맞먹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국내 대형 운용사가 직접 해외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사례도 찾기 어렵다.
이태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경영부문 사장은 "역외펀드 설정액이 8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가시적인 펀드 수출 성과"라며 "앞으로도 (우리 금융업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쇄빙선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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