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IT 양대 공룡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騰訊 텅쉰), 최대 보험사 중궈핑안(中國平安)이 중국 대형 미디어그룹인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의 주요 주주로 나서며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펼쳐질 치열한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19일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전날 화이브라더스는 '2014년 비공개주식발행계획안'을 통해 알리바바와 텐센트, 중궈핑안 그룹이 올해 비공개로 발행된 주식 총 1억4400만주를 매입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알리바바 산하 항저우알리바바창업투자유한공사가 15억3300만 위안을 출자해 가장 많은 6175만5799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이어 텐센트가 12억8000만 위안을 투자해 1555억544주를, 핑안자산관리유한책임공사가 6억8000만 위안을 출자해 2738만6226주를 매입한다. 이밖에 중신건투(中信建投)증권이 1억6000만 위안을 투자해 429만3335주를 매입, 공동주주 대열에 참여한다.
화이브라더스의 신규 발행 가액은 1주당 24.83위안으로 발행해 총 36억 위안의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며, 이번에 모집된 자금은 영화관 사업을 비롯해, 내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이어질 영화 31편과 드라마 400편 제작, 은행대출 상환 등에 쓰일 예정이다.
화이브라더스는 이들 기업과 이미 주식구매승인협약을 맺은 상태로, 이번 협약으로 본래 화이브라더스의 주요 주주로 각각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지분은 각각 8.08%로 늘어났다. 반면, 중궈핑안 그룹은 1.98%의 주식을 보유해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이번 협약으로 유선, 무선 모바일 인터넷, 인터넷 TV, 오버더톱(OTT) 박스 등 비전통적인 방송 및 수신 매체를 통한 송출권과 영화선정권 등의 권한을 화이브라더스로부터 부여받게 됐다.
특히, 지난해 중국 최초 온라인보험사인 중안(衆安)보험을 공동 창립한 이후 1년 만에 경쟁자로 다시 만나게 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중궈핑안의 마밍저(馬明哲) 등 3대 '마(馬)'씨 회장의 삼각 경쟁구도가 이번 협약을 통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6일 알리바바, 텐센트, 중궈핑안 그룹은 1년여 기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중국 최초 온라인보험사인 중안보험을 출범했고, 각각 19.9%, 15%, 15%의 지분을 나눠가졌다.
한편, 알리바바는 올해 들어 영화 및 동영상 등 문화산업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인터넷 TV업체 화수미디어그룹의 지분 20%를 인수했고, 중국 최대 동영상 포털사이트 여우쿠-투도우(優酷土豆) 지분 18.5%를 사들였다. 이어 6월에는 홍콩 미디어 그룹인 차이나비전의 지분 59.32%를 62억4400만 홍콩달러에 인수, 알리잉예(阿里影業)라는 이름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웠다.
최근에는 헐리우드 온라인 콘텐츠 확보를 위해 미국 유명 콘텐츠 제작사와 접촉하려는 시도를 보이는 등 중국을 넘어 헐리우드 콘텐츠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과 콘텐츠를 강화해 '중국판 넷플릭스(Netflix)'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마윈 회장은 대표적 헐리우드 영화 제작사들과 만나 미국 영화와 TV 콘텐츠 등을 자국에서 배포할 수 있는 배급권을 확보하거나 해당 기업들의 지분 투자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밖에 알리바바는 영화·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온라인 금융상품 ‘위러바오(娛樂寶)’펀드도 운영 중이다.
텐센트 또한 지난 6월부터 천쿤·리빙빙 주연의 ‘종규복마(钟馗伏魔)’를 비롯해 중국에서 제작되는 영화 6편에 투자하는 등 영화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 9월에는 영화TV사업부인 '텐센트 무비'를 신설, 중국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의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를 포함해 자사 인기 게임과 만화 콘텐츠를 토대로 한 영화도 다수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 영화사업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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