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부르는 주차난] 다세대 주택 주차난으로 칼부림 잇따라…구청 민원은 수백건

주택가에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사진=박성준 기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지난 11일 오후4시께 경기도 부천의 한 주택가에서 주차시비 문제로 자매 2명이 이웃집 남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평소 주차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사건 현장은 골목 양쪽에 차량을 일렬씩 주차한 이면도로로 거주자우선주차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평소 주차난이 심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많았다. 

2008년 11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다세대주택가에서 임모(당시 47)씨가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었던 이웃집 박모(당시 44)씨 부부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 역시 임모씨와 박모씨는 한 달 동안 꾸준한 갈등을 겪어왔고 박모씨의 무단주차에 화가난 임모씨가 홧김에 칼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주차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용산구 거주자 임모(32)씨는 “요즘은 보통 원룸 세대가 한 빌라 당 10세대는 넘고 자동차 보급률도 높아 거의 차를 가지고 있지만 주차장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건축법상 원룸에는 지하나 지상 1층 주차면적만 있으면 허가가 떨어지는데 보통 주차시설은 5~6대 정도에 그치므로 자연스럽게 불법주차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은 “강남같은 신개발 지역이 아니라 골목이 많다”며 “한번은 주차할 곳이 없어 남의 빌라에 주차를 했다 큰 욕을 먹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서울시 공영주차장 현황 통계를 살펴봐도 강북권보다 강남권이 노상·노외 주차장 수가 많았다.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에 번호가 표시 돼 있다.[사진=박성준 기자]


은평구 주차관리팀 관계자는 "전화로만 하루 평균 100건 정도의 민원을 받는다며 기본적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떤 분이 차량이 서 있는 문제로 민원이 들어와서 단속을 나가면 주차공간도 부족한데 왜 단속만 하려고 하느냐는 역민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에 부설주차장을 주민을 위해서 야간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자투리 땅의 주차장 전용 및 담장을 헐 수 있는 부분에도 주차장을 확보 중이다”며 “구에서 주차장을 만들도록 설치비용을 지원해주고 주차장을 넓히는 계획이 들어오면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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