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다음 달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VR’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어VR은 갤럭시 노트4를 장착하고 머리에 쓰는 헤드셋으로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삼성전자의 협력으로 제작됐다.
지난해 초부터 개발에 들어간 이 제품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4에서 공개됐으며 다음 달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어VR이 기존의 가상현실 헤드셋과 가장 차별화되는 것은 무선이라는 점이다.
가상현실 헤드셋은 머리를 좌우로 돌리며 경우에 따라 이동하면서 즐길 수도 있기에 선이 없다는 점은 편의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또 이 제품은 QHD(초고화질)로 영상이 제공된다는 것이 눈에 띈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눈 바로 앞에서 영상이 펼쳐지다보니 해상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삼성전자는 QHD 이상의 화질로만 만들기로 했고 갤럭시 노트4로만 사용 가능하다.
문제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태양의 서커스 등 다양한 업체들과 손잡고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다양한 콘텐츠 중 게임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강원도 부장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 ‘디콘 2014’에서 “기어VR은 1인칭 슈팅 게임에 최적화된 장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몇몇 게임회사가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외에는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3D 영상, 가상 영화관 등이 기어VR로 활용 가능한 콘텐츠로 꼽힌다.
예를 들어 360도 카메라로 공연현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을 촬영해 실제로 가지 않아도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등 2D 영상을 빅 스크린에서 보는듯한 느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수반하다보니 삼성전자 외에도 고사양의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 부품사,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노릴 수 있는 미디어 제작사, 고용량의 영상을 끊임없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동통신사 등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전 시 발생하는 ‘시간차’, 부족한 스마트폰 AP ‘과제’
이제 걸음마를 뗀 기어VR에게 가장 큰 과제는 머리를 회전할 때 발생하는 영상과의 시간 간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앞을 보다가 옆으로 머리를 돌리면 빠르게 옆쪽의 영상을 그려줘야 하는데 이때 시간 간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 부장은 “머리가 돌아가면서 동시에 옆쪽 화면을 그려야 하는데 딜레이가 생기면 감각기관에 혼란이 일어난다”며 “이 같은 딜레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갤럭시 노트4를 기반으로 영상을 제공하다보니 아직 PC에 비해 사양이 부족한 스마트폰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보완돼야 할 점이다.
실생활과의 단점도 사용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게임을 즐기며 걸어 다니면 부딪힐 수도 있어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강 부장은 “아직은 몰입도를 증가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는 앉아서 즐길 것을 권유한다”며 “기어VR로 영상을 보다가 주위에서 소리가 들리면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통해 밖을 볼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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