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대학생이 북한 호송조에 의해 강제송환되는 과정에서 탈출한 사건은 김정은 정권의 장성택 잔재 숙청작업이 현재진형형임을 보여주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파리 유학 북한 대학생 탈출사건은 북한의 인권 침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최근 국제사회서 논란이되고 있는 북한 인권문제 비판여론이 더해져 외교적 마찰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각)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유럽의 제3국 북한대사관 소속 국가보위부 요원이 이달 초 파리에서 유학 중인 북한 대학생 한 모씨의 집에 들어가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고 북한으로 송환하기 위해 공항으로 끌고가려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가족과 친척들도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알고 있던 한 씨는 공항으로 끌려가던 중 극적으로 탈출했다. 현재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은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온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숙청 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과 한 씨가 다니는 국립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 측도 한 씨가 보름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는 등의 사실을 파악하고 소재파악에 나선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북한과 정식 수교를 체결하지 않았지만 파리에 북한대표부를 두고 제한적인 교류를 이어왔다. 2011년 프랑스 정부는 한 씨 등 북한 유학생 10명을 초청해 건축 부문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와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서 공부하게 했다. 이들을 모두 김일성종합대학의 수재들로 부모들도 북한 당국 고위급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외국에서 학생을 납치해 강제송환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되면 향후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 마찰이 예상된다. 또 한 씨를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가 프랑스와 접경한 제3국에서 온 것으로 알려져, 제3국과 북한 간 외교 마찰도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포함한 인권결의안이 유엔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가운데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북한의 국제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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