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신냉전시대의 도래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쉬치량(許其亮)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만나 내년에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양국 군사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쇼이구 장관은 "양국간의 군사·군기술 분야 협력은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으며 공동의 지역 안보 시스템 구축은 양국이 함께 해야 할 우선순위 과제"라고 말했다.
쉬치량 부주석도 "중국은 언제나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우선순위에 둬 왔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새로운 발전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러한 발전은 지역과 세계 평화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쇼이구 장관은 앞서 전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면담을 통해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가지고 있음을 표시했다"며 이번 군사협력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의도가 깔려 있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양국은 내년 지중해와 태평양에서 합동해군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합동해군 군사훈련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이와 관련해 FT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 경제적·전략적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은 미국·서방과 더 강력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러시아도 핵심 군사기술의 중국 수출은 꺼리면서 일본과의 관계증진을 모색하는 등 양국 모두 지나친 접근은 경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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