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남보라 기자 = 어린이의 창의성, 사회성, 감성 등을 깨워주는 등 다양한 과학적 입증만 봐도 어린이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아이 두뇌 발달을 돕는 필수 요소인 ‘애착’과 ‘언어’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까? 최근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어린이 책은 성인 책과 달리 스테디셀러가 베스트셀러가 된다. 한국 엄마들은 주로 입 소문을 타고 오랜 기간 검증을 거친 책이라야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2004년 1월~2014년 4월) 교보문고 온·오프 라인 판매 순위 집계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영국 일러스트 작가 캐롤라인 제인 처치가 그림을 그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였다. 2위와 3위는 ‘사과가 쿵’, ‘책 먹는 여우’가 차지했다. 국내 책인 권정생의 ‘강아지 똥’(4위), 백희나의 ‘구름 빵’(5위),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6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0년 동안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어린이 책 작가는 앤서니 브라운, 최숙희, 황선미 등 세 사람이다.
관련기사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지음/보물창고/2006/별점 9.17점(네이버)
'아기 그림책 보물창고' 시리즈, 제1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이 쓰고 캐롤라인 제인 처치가 그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이 그림책은 세상으로 첫 발걸음을 떼는 유아에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느끼게 해주며 지난 10년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림책을 펼치면 유아와 똑 닮은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는 귀여운 남자아이를 만날 수 있다.
다다 히로시 지음/보림/2006년/별점 8.79점
개미, 두더지, 다람쥐, 토끼, 돼지, 여우, 너구리, 악어, 사자, 곰, 기린, 코끼리 등 유아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등장하여 커다란 사과를 갉아 먹는 단순한 구조 속에 맛깔스러운 의성어와 의태어를 담아냈다. 유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어휘력을 키워준다. 또 동물들이 사과를 먹은 다음, 친구를 위해 슬쩍 자리를 양보해 주는 모습을 통해 양보뿐 아니라 배려에 대한 가르침도 준다.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주니어김영사/2001/별점 8.81점
책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급기야는 책을 먹게 된 여우 이야기. '책 먹는 여우'는 책을 쓰는 인간보다 더 책을 사랑하는 여우를 통해, 책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가를 다소 희극적으로 표현한다. 재치 있는 삽화와 함께 책이 삶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어른도 공감할 수 있는 아이들의 언어로 유쾌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권정생 지음/길벗어린이/1996/별점 9.14점
이 책은 강아지 똥이라는 한낱 미물이 민들레 꽃을 피워내는 데 소중한 거름이 된다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있다. 어린이들은 '강아지 똥'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백희나 지음/한솔수북/2004/별점 8.97점
'2005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이 뽑은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백희나'씨의 첫 창작 그림책.
2004년 출판돼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50만권이나 팔린 베스트셀러다.
어느 비 오는 날 고양이 가족의 하루를 담은 이야기로 종이, 천, 나무 등의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여 세팅한 배경 위에 역시 손수 그리고 오려서 만든 종이 캐릭터들을 움직여 찍어낸 독특한 기법이 눈길을 끈다.
글 황선미/사계절/2002년/별점9.18점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으로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삶과 죽음, 소망과 자유 등의 심오한 주제가 담긴 동화이다. 꿈을 간직한 삶의 아름다움과 당당함 그리고 지극한 모성애의 승화 과정이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오늘의 어린이들로 하여금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든다.
저자베르너 홀츠바르트 지음/사계절/2002/별점9.03점
이 책은 '독일 그림책' 시리즈로 100만 명의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안겨준 베스트셀러이다. '똥'에 대한 유아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철퍼덕!', '쿠당탕탕!', '쫘르륵!', 그리고 '철썩!' 등의 맛깔스러운 의성어와 의태어는 유아들의 귀를 사로잡으면서 말의 재미에 빠져들게 한다.
미하엘 엔데 지음/한길사/2001/별점 8.82점
이 책 명망 있는 독일 출판사 티네만에서 엔데의 단편 동화를 요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깔끔하고 세련된 색채의 그림으로 다시 펴낸 것이다. 내용과 분량 면에서도
어린이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낼 수 있을 만큼 인물과 사건이 군더더기 없이 속도감 있게 곧장 결말을 향해 간다.
스튜디오 시리얼 지음/아울북/2003/별점 9.83점
암기 위주의 학습이 아니라 한자의 뜻과 소리를 주문처럼 외치면서 한자를 써야 마법이 발휘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을 갖지 않아도 한자가 저절로 외워지는 무의식의 학습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한자능력검정시험 5, 6, 7, 8급에 해당하는 500자 중 우리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이 학습에 유용하다.
최근 한자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며 '마법 천자문'시리즈는 스테리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삼성경제 연구소 '10대 히트상품', 서울신문 '소비자만족 히트 상품' 등 수많은 수상 경력을 갖고 있기도 했다.
H M 엔첸스베르거 지음/비룡소/1997/별점 8.87점
이 책은 현대 수학의 난제들을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다루고 있으며 그 문제가 지닌 의미를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학을 지독히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한번 읽어 보면 수학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을 손에 든 사람이라면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할 만큼 저자의 필력도 매력적이다.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시공주니어/1994/ 별점8.68점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제33권 『무지개 물고기』. 스위스 태생의 베스트셀러 그림책 작가 마르쿠스 피스터의 그림책.
꼭 필요한 글과 그림만 담아낸 깔끔한 구성으로 아이들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기가 쉽다. 특히 홀로그램 특수 인쇄 기법은 활용한 그림과 글의 환상적인 조합은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고 큰 감동까지 선사한다. 아이들이 일상이 그대로 묻어나 공감을 일으키고 용기와 나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하야시 아키코 지음/한림출판사/2001/별점 8.9점
아이 있는 집이라면 책장에 한 권씩은 꽂혀 있다는 그림책.
밤이 책은 달님이 점차 환하게 떠오르다가 구름에 가려지고 다시 달님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책 중의 하나다. 사라졌다 나타나는 '까꿍 놀이'와 같은 '대상 연속성'의 개념이 녹아있어 0~2세 아이의 인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앤서니 브라운 지음/웅진주니어/2009/별점 9.17점
자녀 교육이라면 열일 제쳐놓고 나서는 깐깐한 한국 엄마들이 믿고 보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명작. 가정에서 엄마의 수고와 희생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이 책은 유독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한국 엄마들의 마음을 얼마나 크게 위로했을지 그 인기는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진지한 주제와 재미있는 그림이 절묘하게 결합해 가정에서 엄마가 하는 일과 남자가 하는 일이 구분돼 있지 않다는 점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준다. '2002 문광부 추천도서', '한겨레 권장도서'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앤서니 브라운 지음/킨더랜드/2007/별점9.05점
영국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 아빠 시리즈.
'우리 아빠가 최고야'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아빠의 모습이 담긴 책으로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멋진 아빠의 모습이 따뜻한 그림으로 표현돼 있다.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 모델'인 부모는 더욱 조심스럽고 행동하고 소중히 자녀를 대하게 되며, 자녀는 아빠에 대한 친근함과 애정을 키우게 해준다. 그림책 속 숨겨진 언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완서 지음/다림/1999/별점8.62점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소설가 박완서의 단편동화 모음집.
전기용품 도매상의 꼬마 점원인 ‘수남이’(화자)가 도둑질도 나쁘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부도덕성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깨닫는 이야기인 표제작 ‘자전거 도둑’을 비롯해 총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여섯 편의 이야기는 인간 사회를 혼탁하게 한 것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정직하고 용기 있는 주인공들을 통해 특히 어린이의 맑은 시선으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재미있고도 의미심장하게 일깨워 주고 있다. 함께 실린 그림은 이야기를 한층 빛나도록 도와준다. 교육지도사 추천 초등학교 4학년 필독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