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가 6개월 래 최저치로 뚝 떨어지며 중국 경기 하강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1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50.0으로 집계됐다고 HSBC가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시장 전망치(50.2)와 전월 수치(50.4)보다도 낮은 것이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기준치인 50을 밑돌던 HSBC 제조업 PMI는 6월에서야 50.8로 처음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후 7월 51.7로 상승한 지수는 8월과 9월 두달 연속 50.2를 유지하다가 10월 50.4로 다시 상승세를 타며 제조업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이번달 들어 다시 하락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중국 경기 회복세가 단기적인 안정에 그쳤다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산지수가 50.7에서 49.5로 기준치 아래로 하락하며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 베이징 아시아태평양협력경제체(APEC) 개최로 베이징 주변 수도권 지역이 스모그 예방을 위해 일제히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사실상 중국 제조업 과잉생산으로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또 고용지수는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신규수출지수는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상승세가 둔화됐다. 신규주문지수는 전달에 비해 가파른 확장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철도·공항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데 따른 효과라는 해석이다.
취훙빈 HSBC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고용 시장도 추가로 악화되는 신호가 보인다"며 "부진한 물가 상승세와 저조한 설비가동률은 수요가 충분치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지표도 줄줄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PMI 지수까지 기준치로 떨어지면서 중국 경기둔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7.5%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7.3%로 2009년 1분기(6.6%) 이후 5년 반 만에 최저였다. 4분기 최소 7.5% 이상은 나와야 올해 목표치인 7.5% 달성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다소 버거워 보이는 것.
실제로 현재 각 기관에서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7.2~7.4%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칭화(淸華)대학 중국과세계경제연구센터는 지난달 발표한 '2014년 3분기 중국 거시경제 분석보고서'에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7.2%로 전망했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경기둔화로 내년 중국 경기전망도 밝지 않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13일 제17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미세 조정 정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중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하강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올해 7.5%에서 7%로 인하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추가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취훙빈 이코노미스트는“중국 경제가 하강압력에 직면했으며, 좀 더 많은 통화와 재정완화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몇달 내 정부가 부양책을 더 쓸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금리인하 같은 한층 공격적인 정책을 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HSBC 중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내달 1일 발표된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도 함께 공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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