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얼마 전만 해도 몇몇 사람들의 취미 정도로 여겨졌던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특송화물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해외 직구족(族) 증가로 울상 짓는 유통업계와 달리 배송, 운송 등으로 수혜를 보는 항공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직구족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연중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 데이를 일주일 앞두고 특송화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연이어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항공업계 중 화물기를 운용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직구 확대로 늘어난 특송화물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판단, 4분기 화물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해외직구 규모는 늘어가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1115만8000건으로 전년대비 40.4% 늘었으며 금액은 1조1356억원 규모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11년 572만7000건, 2012년 794만5000건으로 전년대비 평균 46% 증가했다. 올 상반기는 전년동기 대비 45.7% 늘어난 727만6000건으로 금액은 7538억원을 기록, 올해 해외직구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는 해외직구 화물 유치를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0월까지 1만8933톤의 특송화물을 운송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만2588톤의 특송화물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뉴욕과 LA 등 미국발 화물기가 오전에 한국에 도착해 통관 될 수 있게끔 스케쥴 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송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상품인 에코즈 익스프레스(ECOZ Express)를 활용, 화물 반출과 반입 시간을 단축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대폭 향상시키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4분기는 화물부문 성수기이지만 해외직구 증가는 화물시장에 있어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가오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특송화물 대목이 4분기 화물부문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기가 따로 없는 저비용항공(LCC)업계는 물류업체와 제휴로 해외직구 흐름에 발맞춘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진에어는 해외 직구가 활발한 연말 시즌을 맞아 진에어 회원을 대상으로 해외 배송 대행 서비스인 이하넥스(eHanEx)의 해외 운송료를 15% 할인해줄 예정이다. 계열사인 한진과 연계한 상품으로 기존 5% 할인 혜택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혜택의 폭을 넓혔다.
진에어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 시즌을 맞아 해외 직구 이용객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진에어를 통해 합리적인 항공 운임뿐만 아니라 생활 속 각종 혜택도 접할 수 있는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미국에서 절반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항공·물류업계 특송화물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 연중 소비의 20%가 몰릴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최저가의 가격표를 달고 쏟아져서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이어지는 이 기간에는 제품을 최대 80%이상 세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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