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국내 10대 건설사 중 최근 9개월간 최고경영자(CEO)가 받은 보수가 5억원 이상인 곳은 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보수가 5억원 이상인 건설사의 경영실적은 개선된 반면, 5억원 이하인 나머지 건설사는 3분의 2가 경영악화에 시달려 대조를 이뤘다. 실적이 좋은 건설사의 CEO는 그만큼 대접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건설사의 CEO는 찬밥 신세라는 얘기다.
23일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3분기(1~9월) 현직 CEO의 보수가 5억원 이상인 건설사는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4곳이었다.
지난해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있는 주권상장법인, 증권공모 실적이 있는 법인, 외부감사 대상 법인으로 증권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법인 등은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으로 12억원에 달했다. 지급 항목별로는 급여 8억9600만원, 상여 2억9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500만원을 받았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급여 5억6200만원, 기타 근로소득 8100만원 등 6억4300만원을 받아 뒤를 이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과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의 보수는 각각 5억6500만원, 5억4000만원이었다.
CEO의 연봉이 5억원을 웃도는 이들 건설사의 공통점은 해당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의 올 1~3분기 영업이익은 38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52억원에 비해 1390억원(56.69%)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1843억원이었던 영업이익 2872억원으로 1029억원(55.83%)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5853억원에서 6979억원으로 1126억원(19.2%), 대우건설은 3242억원에서 3379억원으로 137억원(4.23%) 영업이익이 늘었다.
반면 CEO의 연봉이 5억원을 밑도는 나머지 건설사는 6곳 중 4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해당 기간 한화건설은 699억원 이익에서 4021억원 손실로, 대림산업은 3592억원 이익에서 476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포스코건설은 3528억원에서 2561억원으로 967억원(27.41%), 롯데건설은 1494억원에 1211억원으로 283억원(18.94%) 영업이익이 줄었다.
GS건설과 SK건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CEO의 보수가 5억원을 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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