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가로막는 금융규제]​‘핀테크’가 대세인데…금융당국은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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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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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법과 제도가 오히려 핀테크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페이, 알리페이 등 해외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이 급격하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지만, IT기술에서 세계 정상급인 한국은 정부의 땜질식 규제로 인해 모바일 금융 성장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와 이웃한 중국의 경우 핀테크 성장세가 거침 없다. 강임호 한양대 교수는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회장은 알리바바라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면서 지급결제수단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며 “그래서 ‘즈푸바오’를 만들어 은행으로부터 일정금액을 미리 알리바바의 가상계좌에 옮겨놓고 그것을 통해 지급하도록 만들어 생활를 편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육성기반 마련을 위한 금융IT기업 투자환경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미국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결제창업기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당국과 금융사 주도로 금융 창업기업 및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IT업체 등이 독자적으로 금융업에 진출을 할 수 없는 구조일 뿐만 아니라, 핀테크 관련 창업을 하기도 어렵다. 금융보안연구원 측은 "국내는 창업기반 약화, 관련 규제로 인해 창업기업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결제시 필요한 본인 인증을 은행과 카드사만 할 수 있다. IT업계는 이 같은 규제가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규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불편도 초래한다. 금융보안연구원은 "국내는 보안성 위주로 돼 있어 결제절차가 복잡하다"며 "보안 소프트웨어설치가 필요하고 카드정보를 반복적으로 입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해외는 편의성 위주의 결제를 선호한다. 복잡한 세부정보 입력 없이 카드정보을 한 번 저장한 후 ID와 패스워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나 LG유플러스의 페이나우 등이 과거와 다른 간편함을 특징으로 한다는 게 스마트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공인인증절차 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해외 모바일 결제수단에 비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국내 업체들이 규제에 묶여 더딘 성장을 보이는 사이 애플은 애플페이를 무기로 유니온 페이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국내에서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사이 외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핀테크 시장이 외국계 업체들에 잠식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진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이 해외 IT업체에 종속될 우려가 크다"며 "우리도 자생력 있는 모바일 금융 대표 주자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회사나 플랫폼 제공회사가 고객정보 보호와 보안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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