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일대에서 시작한 홍대·합정상권은 홍대입구와 연남·동교동에 이어 최근에는 서교동과 상수동 일원으로 뻗어나가는 추세다. 상권이 확대되면서 임대수익을 얻기 위한 단독·다가구주택 건물주들의 리모델링도 활발하고 이들 주택 매매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21일 늦은 오후에 찾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일대는 금요일 풍경에 맞게 카페 및 음식점마다 젊은 인파로 가득했다. 카페거리로 유명한 서교동은 과거 인디밴드 등 아티스트와 소박한 카페가 위치했던 곳들로 최근엔 이색적인 인테리어의 카페·음식점들로 각광받고 있다.
홍대입구 상권과 맞닿은 서교동 상권은 대부분 주택이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4층까지 건축이 가능하고 주택·음식점·문화시설 등 입점할 수 있다. 특히 대로변보다 저렴한 골목 위주의 특화문화가 형성되면서 이색적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단독·다가구주택 구입 및 리모델링이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교동에 위치한 단독·다가구주택의 최근 거래 시세를 보면 3.3㎡당 4000만~1억원 선으로 공시지가의 3~4배 수준이다. 공시지가 변동폭이 작은 것을 감안할 때 시세 상승폭이 가팔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에 위치한 대지면적 325㎡의 한 단독주택은 2011년 말 한 투자자가 29억7000원에 사들인 후 지난해 4월 35억2000만원에 팔았다. 2년새 5억5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올 4월에는 대지면적 203㎡의 주택이 30억5000만원(3.3㎡당 4918만원)에 팔린 후 리모델링을 거쳐 정원에 야외테이블을 갖춘 카페가 문을 열었다. 3월에는 다가구주택(대지면적 209㎡)이 35억5000만원(3.3㎡당 5653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현재 리모델링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저층은 카페, 상층은 사무실로 사용될 예정이다. 다른 빌딩(대지면적 143㎡)은 2009년 19억원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현재 두배 수준인 40억원(3.3㎡당 9195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주인이 사용 중인 지상 5~6층을 임대로 내놓을 경우 향후 7%의 임대수익률이 나올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 지역 임대수익률은 3~4% 정도로 높지 않아 자기자본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트렌드 및 유망업종 등 철저한 트렌드 조사에 대한 검토를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서교동 상권 활성화는 기존 상권들의 매매가·임대료 고공행진 등으로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이동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서교동에 앞서 연남·동교동은 20~40대 직장인들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면세점을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아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연남동에 위치한 외국인 대상 면세점이 40여개가 넘는데 중국인과 중국 투자자 매입이 적지 않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이 지역 상권의 시세는 3.3㎡당 4000만~5000만원 선에 형성됐다. 매물로 나온 단독·다가구 주택이 게스트하우스나 사옥, 면세점 등 투자용으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연남동 H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에는 기존 화교 주거가 많았던 곳으로 관광버스가 들어오기 좋은 대로가 인접해 면세점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중국인들의 자국민 대상 투자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연남·동교동과 서교동으로 확장된 상권은 향후 망원동이나 상수동 등으로 또 다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수동은 당인리 발전소 공원화가 완료되는 2018년 이후 상권 형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권이 확장되는 것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아 나타나는 새로운 ‘공간의 가치소비 현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급속도로 확장하는 상권은 정확한 시세 산출이 되지 않으므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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