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계절인 가을의 끝 무렵, 찬 바람이 매섭게 불며 겨울이 시작됨을 느끼게 하는 2010년의 11월 23일! 평화롭던 연평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북한이 기습 방사포 170여발을 민간 시설을 포함한 군부대 시설에 무차별 포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에 포격을 가한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간 심각한 도발행위였다. 북한의 포격으로 해병 장병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부상당했으며, 군부대 공사 중이었던 민간인 또한 2명이나 사망했다.
하루 하루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더구나 연평도 포격은 그 해 3월 26일에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과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감행된 북한의 불법 도발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연평해전 등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북한은 언제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우리를 향해 무력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에 대한 경계와 안보 의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딛고 대한민국은 세계 속에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이런 경제적 성장을 발판삼아 복지와 문화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은 튼튼한 안보라는 울타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올해는 연평도 포격 도발 4주년이 되는 날이다.
파괴되었던 시설들은 복구되었고 연평도 주민들은 제자리를 찾아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을 시간이 흘렀다.
4년 전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크게 분노하며 북한에 대한 경각심과 우리의 안보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기억하고 그로 인해 전사한 장병과 안타깝게 희생당한 이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모든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