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과 테크닉에 있어서 각자 완벽함과 특유의 개성을 자랑하는 두 아티스트의 만남이기에 젊은 클래식 매니아들의 심장을 두근거릴 꿈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테판 피 재키브의 첫 등장은 금아(琴兒) 피천득의 손자가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했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당시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 오퍼스3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현재 한국에서 그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크레디아도 놀라게 한 것으로, 이 모든 것은 그의 연주 하나로 단번에 정리될 정도였다.
무엇보다 그의 국제적인 커리어는 여타의 프로 바이올리니스트와 다름 없이 미주, 유럽의 주요 극장과 오케스트라 협연을 어우르고 있다. 카네기 홀이 주최하는 리사이틀에서는 데이비드 풀먼의 신작을 초연하는 등, 명실상부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지용의 데뷔 역시 센세이셔널 했다. 10세의 나이로 뉴욕 필과 협연하며 데뷔, IMG 최연소 계약 등 나이를 뛰어넘은 재능과 깊이를 지닌 피아니스트이다. 한국에서도 리스트, 바흐 등 솔로 프로젝트 외에 BBC 심포니 협연, 강수진 발레 갈라, 길거리 게릴라 이벤트인 Stop & Listen 등을 거침없이 해치우며 피아니스트라기보다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름 아닌 열린 사고이다. 아티스트로서 강한 에고의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도에 주저하지 않는 지용은 덕분에 누구보다 인상적인 커리어를 가진 이가 되었다.
정확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을 자랑하는 재키브와 순간적인 폭발력, 뜨거운 감성의 소유자인 지용은 언뜻 보기에 극과 극의 지점에 놓여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디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들은 서로의 개성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인정한다.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노래’,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라벨 피아노 트리오’ 등 소위 튀는 레퍼토리에서도 다른 연주자뿐만 아니라 두 명의 개성은 굉장한 시너지를 낸 바 있다.
특히 올해 라이브 레코딩으로 발매된 ‘멘델스존 피아노 트리오 2번’은 이 재키브와 지용 모두에게 엄청난 흥분을 경험한 레코딩으로 남았다.
지용과 스테판 재키브 듀오는 어느 듀오보다 강한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또한, 솔로 연주와 듀오 연주가 섞인 콘서트로, 각자 솔리스트로서의 개성과 듀오 앙상블 모두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 까다롭기로 소문난 두 사람이지만 서로의 강력한 존재감을 인정하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의 소유자 지용, 빈틈없는 테크닉과 시적인 표현 모두를 소화하는 스태판 재키브의 만남은 2014년 12월을 후끈 달궈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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